베트남 현지에서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이른바 ‘해피벌룬(아산화질소가 담긴 풍선)’을 흡입한 것이 발각 돼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이데일리지가 21일 보도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진영 판사는 지난 13일 화학물질관리법 위반(환각 물질흡입)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5일 오후 9시 9분께 베트남 호찌민의 상호를 알 수 없는 호프집 안에서 현지인에게 전달받은 해피벌룬 안에 담겨 있는 아산화질소를 흡입했다.
A씨는 이 사건 범행을 부인했으나, 당시 함께 있었던 B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유죄로 인정되는 증거가 나왔다.
카카오톡 대화에서 A씨는 “이 기체가 먹으면 표정이 웃어서(해피벌룬이라고 한다는 내용)”, “해피벌룬은 위에 근육을 마취해서 근육이 올라감. 그래서 해피벌룬이라고 하는 듯”, “이게 마취제라서 말하고 해야 돼. 내가 그래 어제 잠 들었나 봐”, “어쨌든 마취라서 뇌가 가장 느림”, “난 풍선하면서 든 생각이 풍선이 가장 완벽한 마약임” 등의 대화를 나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인 점 및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 및 변론 과정에서 알 수 있는 양형 조건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우리나라 국적인 사람이 해외에서 마약을 하거나 외국 국적의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마약을 하면 형법의 속인주의 및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 형법으로 처벌된다.
한편, 해피벌룬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의 여행자 거리를 걷다 보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신종 환각 물질이다. 풍선 안에 든 기체(아산화질소)를 마시면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해지고, 웃음을 멈출 수 없다. 아산화질소가 혈액에 녹아들어 혈액 내 헤모글로빈의 산소포화도를 낮추게 되기 때문이다. 흡입자들은 뇌가 산소가 부족하다고 보내는 그 순간을 ‘기분 좋은 상태’로 느낀다. 아산화질소는 식품첨가물 등 용도로도 쓰이지만, 흡입 시 일시적으로 공중에 붕 뜨는 환각 등이 발생해 2017년 8월부터 환각 물질로 지정됐다.
이데일리 2022.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