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자국을 대신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을 우려하고 있다고 싱가포르프레스홀딩스(SPH Media)의 영문 전자잡지인 싱크차이나(ThinkChina)지를 인용하여 5일 인사이드비나지가 보도했다.
싱크차이나는 지난달 8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베트남 수출이 선전을 추월하다’, ‘베트남이 중국 다음인가?’라는 헤드라인 기사를 통해, 베트남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지위를 뺏을 것이라는 중국인들의 불안감을 그대로 전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이 지난 6월 내놓은 ‘굿바이 중국, 헬로 베트남(Goodbye China, Hello Vietnam)’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인용해, 한 제조업체 대표가 “베트남이 중국보다 더 좋고 저렴해 보인다”라는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중국 시나닷컴(Sina.com)도 최근 기사에서 애플 공급업체들이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애플워치와 맥북 생산을 논의하고 있으며, 삼성이 반도체 생산(삼성전기의 FC-BGA 투자인 듯)을 준비하고 있다는 등 베트남 제조업으로 외국인들의 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시나닷컴은 미국 반도체설계기업 시놉시스(Synopsys)가 베트남에 칩설계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베트남이 중국을 넘겨받아 세계의 공장, 나아가 세계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Global Times)는 지난 5월 “베트남 언론들이 홍콩 재계의 거물 리카싱(李嘉誠)이 영국에서 철수한 후 베트남 인프라사업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이 중국시장 관측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실제로 베트남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 스마트폰 조립시장은 자국의 스마트폰 수요 감소 및 폭스콘, 럭스쉐어 등 주요 제조사들이 생산라인 일부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으로 이전하면서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시나닷컴은 최근 기사에서 중국의 많은 스마트폰 조립업체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으며, 일부 버려진 스마트폰 공장에서는 버섯이 자라고 있는 곳도 있다고 보도했다.
‘짱 레이(Zhang Lei)’라는 계정의 한 이용자는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웨이보에 올린 댓글에서 “둥관의 일부 공장들이 문을 닫아 이제는 노동력이 싸고 중국을 대체할 잠재력이 있는 베트남 공장들과 경쟁할 것”이라고 썼다.
싱크차이나는 또 베트남이 이미 2018년 시작된 미중간 무역긴장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으며, 많은 외국인들이 중국 밖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거나 베트남 등지에 제조공장을 세우면서 공급망 위험성을 낮추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주요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미국의 대중국 고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을 떠나는 대신 베트남으로 투자를 늘림에 따라 베트남을 미중무역전쟁의 최대 승자로 묘사했다.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Hai Duong)에서 장난감 및 자동화 생산설비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홍콩 슈페리어EMS(Superior EMS)의 찰스 홍(Charles Wong) 대표는 싱크차이나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고객들이 공장을 옮기기 시작하면서 2020년 3월에 회사를 베트남으로 옮겼다”면서 “이미 4년전부터 동남아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공급망 위험에 대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곳의 문제가 공급망 붕괴를 불러올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총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베트남 경제는 전년동기대비 5.03% 성장해 4.8% 성장한 중국을 넘어섰다. 또 이 기간 교역액도 14.4% 증가한 1763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지난 1분기 10.7% 증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지위를 베트남이 중국을 대신할 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6월말 기사에서, 경제학자인 베이징대 국가발전학교 야오 양(Yao Yang)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양 교수는 “중국의 제조산업이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이는 공급망에서 동남아시아의 가치사슬이 여전히 중국보다 낮기 때문”이라며 “베트남으로 제조업 공장들이 이전하고 베트남이 제조능력을 빠르게 흡수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적어도 앞으로 30년간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즈도 지난 5월 기사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베트남이 계속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자 공급망 다변화의 목적지로 남을 것이지만, 세계시장에서 중국의 제조업 점유율을 넘어설 능력은 제한적”이라고 보도했다.
인사이드비나 2022.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