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조치 완화 이후 극장가를 찾는 베트남인들이 늘면서 극장업계가 모처럼 화색이 돋고 있지만 정작 자국 영화는 관객들에게 외면받고 있어 영화업계가 고민하고 있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3일 보도했다.
배급사 유니버설픽쳐스(Universal Pictures)의 애니메이션 영화 ‘미니언즈2(Minions: The Rise of Gru)’는 지난달 1일 개봉 이후 10일만에 1000억동(43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베트남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역사상 최고의 수입을 기록한 영화가 되었다.
7월26일까지 미니언즈2 매출은 1780억동(760만달러)으로 역대 다섯번째 흥행 성적을 거둔 외화로 기록됐다. 그러나 아직 전국적으로 매진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상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블(Marvel)사의 ‘토르:러브앤썬더(Thor: Love and Thunder)’는 지난달 7일 개봉 이후 지금까지 1140억동(490만달러)의 흥행 성적을 올렸고,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명탐정 코난:할로윈의 신부(Detective Conan: The Bride of Halloween)’는 지난달 22일 개봉 첫날에만 300억동(130만달러)을 벌어들였다.
이 밖에도 애니메이션 영화 ‘도라에몽:노비타의 우주소전쟁(Doraemon: Nobita’s Little Star Wars)’ 490억동(210만달러) ‘탑건:매버릭(Top Gun: Maverick)’ 280억동(120만달러) 등 외국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정작 베트남 영화들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공동제작 영화인 ‘사이드시잉(Side Seeing)’은 지난달 22일 개봉 이후 매출 4억3100만동(1만8450달러)에 불과하고, 베트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가중 한명인 찐 꽁 선(Trinh Cong Son, 1939~2001)의 일대기를 다룬 멜로영화 ‘엠바찐(Em va Trinh)’은 제작비로 500억동(210만달러) 이상이 투입됐지만, 지난 6월10일 개봉후 971억동(420만달러)의 다소 실망스런 수입을 올렸다.
이외도 손익분기점조차 넘지 못하는 영화들이 수두룩하다.
이처럼 국내 영화가 흥행에 참패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흡한 인물 설명과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 방식 ▲지루한 스토리 라인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부족한 완성도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영화업계 한 관계자는 “촬영인력 임금과 장비 및 사후 보정작업 비용이 늘어나는 등 제작비용이 게속 증가하고 있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힘든게 사실”이라며 “예산이 큰 영화가 항상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좋은 영화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현실을 전했다.
한 영화전문가는 “최근 전형적인 상업영화 제작에 최소 200억동(85만달러) 이상이 소요된다”고 현실적으로 낮은 제작비 실태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제작자인 찰리 응웬(Charlie Nguyen) 감독은 “영화의 흥행은 작품성과 개봉 시기, 마케팅, 관람객 취향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관람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탄탄한 줄거리를 갖추는 것”이라고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또다른 영화제작자 룩 반(Luk Van) 감독은 “영화업계는 촬영시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관람객들로 하여금 우리 영화를 완전히 외면하게 만드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업계 내부에 대한 자정과 반성을 환기시켰다.
인사이드비나 2022.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