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토종 완성차업체 빈패스트(VinFast)가 최고인기 모델인 경차 파딜(Fadil) 판매를 공식중단함에 따라 경쟁차종인 현대차 그랜드 i10과 기아 모닝 듀오가 다시 시장 1위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29일 보도했다.
빈패스트는 이달 중순부터 내연기관 차량 신규 주문접수를 중단했으며, 8월말까지 기주문 차량 인도를 완료한후 전 생산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 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따라 내연차 라인 중 가장 잘 나가던 파딜은 곧장 신규판매를 종료했다.
2018년 출시돼 2019년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파딜은 딜러망 확중 및 애국마케팅에 힘입어 당시까지 경차부문에서 시장 선두를 달리던 그랜드 i10과 모닝을 빠르게 따라잡기 시작했다. 다른 경쟁브랜드인 도요타 위고(Wigo)와 혼다 브리오(Brio), 스즈키 스위프트(Swift)도 잇따라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대차그룹의 듀오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빈패스트는 판매 첫해에 공장 안정화와 딜러망 확대에 집중하느라 자세한 판매량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회사인 빈그룹(VinGroup)에 따르면 2019년에 빈패스트는 파딜과 세단 럭스(Lux) A2.0, SUV 럭스 SA2.0 등 3개 모델 총 1만7214건의 주문을 받았고, 하이퐁(Hai Phong) 공장에서 1만5300대를 생산해 고객에게 인도했다.
그러다 2021년부터 생산 및 영업이 안정화되자 파딜의 판매량은 가속됐다.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VAMA)에 따르면 2021년 파딜 판매량은 2만4128대로 현대차 그랜드 i10(1만1732대)과 기아 모닝(3904대)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빈패스트와 현대차의 현지 조립생산업체인 탄꽁(Thanh Cong) 등 2개사는 VAMA 회원사가 아니다.
빈패스트는 올 상반기에도 파딜 9566대를 판매해 경차부문 2위인 그랜드 i10의 5670대, 모닝 3099대보다 훨씬 많이 팔았다.
이런 상황에서 파딜이 갑자기 판매를 중단함에 따라 위기가 커지던 현대차그룹 듀오의 시장 1위 복귀는 시간 문제로 보인다. 일본 경쟁 브랜드는 두 브랜드와는 가격 및 디자인 경쟁력에서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브랜드들은 출시 초기에 깜짝 판매량이 늘었다가 이내 시들었다. 미쓰비시 미라지(Mirage)는 출시 3년만인 지난해 조용히 베트남시장을 떠났고, 스즈키 스위프트의 판매량은 지난해 1000대를 넘지 못했다. 그나마 혼다 브리오가 지난 3년간 2600~2900대 내외로 팔았고, 도요타 위고도 지난해 약 2500대 수준으로 기아 모닝과 경쟁하는 정도다.
빈패스트는 현재 국내에서 전기차를 고객에게 인도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 현대차그룹 듀오의 강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드비나 2022.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