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 퍼진 것으로 확인된 코로나19 BA.2.75(일명 켄타우로스) 변이는 지금까지 나온 어떤 변이보다 강력한 전염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해외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4일 보도했다.
1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많은 바이러스학자는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75, 켄타우로스가 기존 변이보다 전염력이 훨씬 더 강해 이전 확산세를 능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최근 보고서에서 켄타우로스는 5월 초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영국, 미국, 호주, 독일, 캐나다 등 총 11개국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이날 네덜란드에서도 켄타우로스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사례를 포함하면 이 변이는 이미 13개국에 퍼진 셈이다.
특히 켄타우로스는 여러 국가에서 기존에 전염력이 강한 것으로 꼽혔던 BA.5 변이보다 더 빠르게 확산하면서 새로운 지배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에 ECDC는 지난 7일 켄타우로스를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변이가 전염력이 더 강하거나 더 심각한 질병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 않거나 분석이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 변이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매슈 빈니커 임상바이러스학과장은 “너무 많은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 변이가 처음 발생한 인도에서는 확산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바이러스 염기서열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 헬릭스의 전염병 책임자인 시시 루오도 “켄타우로스가 이미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된 사실 자체가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는 조기 징후”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켄타우로스가 다른 오미크론 하위 변이보다 변형된 부분이 많다는 점을 우려한다. 특히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훨씬 많아 바이러스가 세포와 더 쉽게 결합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백신이나 이전 감염을 통해 형성된 항체를 우회할 가능성도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의 톰 피콕 박사는 “특정 변이 자체보다는 변이의 개수와 조합이 중요하다”며 “여러 변이가 함께 있으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어 바이러스가 ‘와일드카드’ 성격을 띠게 된다. 각 변이보다 그 조합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 의대 교수 출신 과학자인 윌리엄 헤이셀틴은 포브스 기고에서 세계가 올해 초 확산한 첫 오미크론 변이(BA.1, BA.2)에서 인제야 회복했는데 다시 두 개의 변이(BA.5, BA.2.75)와 마주하게 됐다면서 “이들 변이는 각각 또는 함께 첫 확산세를 능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여전히 최선의 방어 수단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새로운 변이 출현에 대비해 바이러스를 지속해서 감시·추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루오 박사는 “우리는 코로나19 전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 우리는 이전보다 더 큰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켄타우로스의 중증화율 등 증세에 대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진행돼야 이 변이의 특성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022.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