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지속, 고위직 줄사임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플랫폼 그랩(Grab)의 고위직 인사들이 잇따라 사직하면서 회사의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26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그랩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6년간 결제 및 리워드 업무를 총괄했던 크리스 여(Chris Yeo) 전무와 제프리 고(Jeffrey Goh) 지불관문(支拂關門, Payment Gateway)사업부 전무가 함께 그랩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들 고위 퇴직자는 그랩파이낸셜그룹(Grab Financial Group, GFG)에서 핵심업무인 디지털결제, 금융 및 보험, 리워드, 자산관리 서비스를 담당하는 그랩핀(GrabFin)부서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퇴사는 그랩의 핀테크사업 확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안쿠르 메흐로트라(Ankur Mehrotra) 전무가 6년만에 퇴사한지 한달만에 일어났다. 이밖에 기술 담당 고위임원과 리워드 및 자산관리 담당임원이 각각 가상화폐 관련 사업 및 스타트업 창업을 이유로 그랩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고위직들의 퇴사는 회사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쳤고, 수년간 누적된 손실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그랩의 매출은 6억7500만달러로 전년대비 44% 증가했으나, 손실도 전년의 27억달러에서 36억달러로 크게 불어났다. 이 때문에 그랩 투자자들은 회사의 성장성에 의구심을 갖고있으며, 계속된 손실의 상쇄방안을 묻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랩은 로이터의 최고위직들 사직에 관한 질문에 “동남아사업 전부문에서 상당한 기회가 포착돼 핀테크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 사업은 싱가포르 사업부에서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이메일을 통해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그랩은 작년 4월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인 알티미터그로스(Altimeter Growth Corporation)와 기업가치 40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backdoor listing)으로 그해 12월2일 나스닥에 입성했다. 그러나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급락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기술주 급락과 나스닥 하락장 속에서 손실까지 겹치며 현재 주가는 상장당시의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그랩은 코로나19 이후 동남아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주력사업인 승차공유 및 음식배달 부문이 급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대해 소식통은 “그랩핀은 손실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일부 핵심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여러 지역으로 분산된 사업부를 한데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차량공유사업을 시작한 그랩은 이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디디추싱, 우버 등의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음식배달, 택배, 디지털결제 등으로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해왔다. 현재 그랩은 동남아 8개국 480여개 도시, 500여만명의 파트너드라이버, 200여만개의 제휴업소 인프라가 향후 그룹의 성장을 더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랩은 최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디지털뱅킹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는 그랩파이낸셜그룹 사업의 일부다. 그랩은 금융사업 확대를 위해 올초 인도네시아 은행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인사이드비나 2022.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