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왕실 모독 논란의 한 가운데에 선 한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 태국군까지 보이콧에 나섰다고 5월 10일 연합뉴스가, 현지언론 방콕포스트를 인용하여 보도했다.
이날 방콕포스트 등 다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롱판 칫깨우때 육군참모총장은 전날 모든 예하 부대 및 단체에 온라인 쇼핑몰 라자다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구매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또 라자다 운송 차량이 육군 경내로 들어오지 못 하게 했다고 육군 부대변인인 시리찬 응아-통 대령이 전했다.
시리찬 부대변인은 “이는 왕실을 수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부적절한 행동으로 태국 사회에 분열을 초래하는 단체에 맞서 조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자다 광고가 왕실을 불쾌하게 했고, 태국 국민들의 감정을 심각하게 다치게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언론은 군인들이 원할 경우 계속 라자다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지만, 상품 수령은 육군 경내가 아닌 바깥이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동남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라자다는 지난 5일 태국에서 동영상 광고를 내보냈다.
이 광고는 한 여성 인플루언서가 휠체어를 탄 여성과 모녀로 관계 설정을 한 뒤 농담을 주고받는 내용이다.
그러나 광고가 공개되자마자 왕실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광고가 장애인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것은 물론, 휠체어를 탄 여성이 왕실의 일원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광고를 만든 업체와 라자다는 사과 성명을 내고 해당 광고를 삭제했지만, 파장은 계속됐다.
왕실 지지자들은 라자다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서 삭제하자는 운동을 벌였고, 일부 업체는 라자다를 통한 상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소송 전문가’이자 시민단체인 헌법수호 협회의 스리수완 찬야 사무총장은 논란의 광고에 출연한 인플루언서 등을 형법 112조 및 컴퓨터범죄법 위반 혐의로 지난 7일 경찰에 고발했다고 일간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태국 형법 112조에 규정된 왕실모독죄는 왕과 왕비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도 이번 일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후 디지털경제사회부는 해당 라자다 광고가 왕실에 대한 모독으로 여겨지는 만큼, 모든 관련자를 고발하기 위해 증거를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022.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