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November 24,Sunday

러시아의 도발에 침묵하는 아세안…왜?

-우크라이나 비극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아세안-

우크라이나 위기에 갈라진 ‘아세안’ 회원국

싱가포르만 ‘경제제재’에 적극 참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 가장 조용한 지역은 다름 아닌 아세안 지역이다. 사실상 아세안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이번 전쟁에 대해 극명하게 입장이 나뉘었고 자연스레 뚜렷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움직임으로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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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르카리나 침공 이후 약 2주 동안 전세계적으로 즉각적인 휴전과 정치적 대화 지속을 요구하는 수많은 성명과 압박,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진영의 경제적인 보복도 이어져왔다.

그러나 아세안만큼은 공개적으로 러시아를 침략국으로 지목하지 않고 “주권, 영토 통합, 모든 국가의 평등한 권리”를 존중할 것을 모든 정치세력에게 요구했을 뿐이다. 이같은 ‘중립적인 태도’는 아세안에 대한 비판을 가중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유엔이 임명한 미얀마 독립 진상 조사단의 의장을 맡았던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인도네시아 법무장관은 아세안의 이같은 미적지근한 태도가 “내용 면에서 상당히 자제되고 축소된 형태”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난 50년 동안 하락세를 보여 왔습니다. 그것은 무책임에 가깝다. 그는 최근 자카르타에 본사를 둔 지정학 컨설팅 회사인 시너지 폴리시스가 마련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아세안은 국제 문제에 있어 그 중요성에 걸맞은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아세안은 자신들끼리 바쁘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발전 문제 때문에 내성적으로 변했고, 따라서 국제 문제에 대한 민감성과 대응력이 무뎌졌다.“

이와는 별개로 인도네시아 대학 국제관계학 교수인 에비 피트리아니Evi Fitriani는 아세안이 주요 강대국이 관련된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 적이 거의 없으며, 그들이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전혀 비현실적”이라고 응답했다.

에비 교수는 ”각 회원국은 아세안이 형성되기 전부터 강대국들과 이미 관계를 맺고 있었다”며 아세안의 형성과 유지 목적은 회원국들 간의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며, 아나가 외부 세력에 대해 획일적인 입장을 갖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도네시아의 조코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과거 태도를 유지하며 “휴전협정이 실패하면 무력충돌이 고조되고 사상자가 늘어날 뿐”이라고 언급했다. 침략국으로 러시아를 거론하긴 했지만, 말 그대로 언급하는 수준에 그친 것이다. 비난이나 비판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전쟁 12일 만에 200만 명의 난민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했거나 탈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를 통해 “전쟁은 자존심의 문제이며 인간적인 면을 망각하고 흥미와 권력만 부각시킨다”고 주장했다. 덧붙이기를 “위기가 계속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금세기 최대의 난민 위기가 닥칠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야 할 것입니다.”

 

베트남과 라오스는 기권

한편, 아세안 국립연구혁신기구 카니사 Khanisa 연구원은 아세안의 지역 기구로서의 위치가 회원국들 간의 차이에 의해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아세안이 이미 가지고 있던 것보다 더 강력한 성명을 낼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유엔에서 벌어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규탄 투표에서 러시아의 오랜 친구이자 파트너인 베트남과 라오스가 기권한 것을 포함해 이 같은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축출된 아웅산수지 정부가 임명한 UN대사가 미얀마를 대표해 러시아를 규탄하는 등 나머지 아세안 8개국은 러시아 군대의 우크라이나 철수를 요구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유엔 바깥에서 아세안 회원국들은 이번 침공에 대해 싱가포르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있었지만 아세안 국가들의 반응은 모두가 각기 달랐고 상대적으로 조용했음은 분명했다.

카니사 교수는 “아세안 회원국들은 러시아를 언급함으로써 그들의 우려를 조금 더 명확히 표명하고 더 강한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니사는 “이번 성명은 비난을 표명할 필요는 없지만, 그러한 아세안 언어를 러시아를 (탈락) 장려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몇몇 아세안 국가들에 군사무기를 제공해 왔으며, 그 덕분에 이 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은 미미했지만 아세안 지역 내에서의 영향력은 확고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러시아는 미국, 인도, 중국, 일본과 같은 주요 강대국가들과 함께 동아시아 정상회의의 8개 외부 회원국 중 하나였다는 얘기다. 즉, 아세안이 세계 무대에서 러시아의 위치를 인식하고 있고 러시아와의 관계가 오랜기간 유지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세안과 끈끈한 러시아

러시아는 1996년 아세안의 대화 파트너가 되었고 2004년 동남아시아 우호 협력 조약에 가입했다. 2021년 12월, 아세안과 러시아는 믈라카 해협 근처의 인도네시아 해역에서 첫 해상 훈련을 함께 실시했다. 러시아는 2018년 중국, 2019년 미국에 이어 세 번째 국가이다.

2014년 아세안 외무장관들은 말레이시아인 43명, 인도네시아인 12명, 필리핀 시민 3명 등 298명이 사망한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참사에 따른 탈에스칼라화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 단체는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이 여객기를 격추시킨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개입을 부인했다.

 

아세안익스프레스 202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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