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수교 30주년을 맞아, 베트남 최초로 한국학 석사과정이 개설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
올해 한국과 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베트남에서 한국학석사과정이 처음으로 개설된다. 호찌민국립대 인문사회과학대 소속 한국학부는 베트남 최초의 한국학 전공 학부다. 한국학부는 지난1994년 9월 한국학 전공 과정으로 개설된 뒤 2015년 학부로 승격됐다. 그동안 호찌민총영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교육원, 한국문화원 등 한국 정부기관을 비롯해 삼성, LG, 롯데, 포스코 등 많은 한국기업들의 지원을 받아 베트남 내 한국 관련 분야 교육 및 연구를 선도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한국학부는 1회 졸업생이자 서울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응우옌 티 프엉 마이(Nguyen Thi Phuong Mai) 교수가 이끌고 있다.
그녀는 인사대 한국어과를 졸업 후 서울대에서 국어교육과 석사, 박사를 전공하여 한국인과 결혼했고 한국에서 약10년 이상을 살았다.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차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의 얘기를 통해 한국학 석사과정이 개설된 것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안녕하세요 마이 교수님, 이렇게 한국학부의 문을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대 한국학과 소개 부탁드립니다
1992년 12월 22일, 베트남과 한국이 공식 수교 후 한국학부는 1994년 9월 양국의 우호협력관계 발전과정 속에서 ‘전공으로서 한국어 교육’ 및 ‘한국학 교육’을 시작하며 베트남 내 한국어교육 및 한국학 연구를 선도하며 한국어교육 및 한국학의 질적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인사대 한국학부는 1994년 개설 이래 베트남을 대표하는 한국학과로 떠올랐습니다. 처음에는 동방학부에 속한 한국학과였으나 이후 한국학부로 독립하여 현재는 한국어문학, 한국문화사회학, 한국경제정치학의 3개 학과를 가진, 어엿한 단과대학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한국학부는 베트남 최초로 설립된 한국 연구 관련 전공입니다. 1994년 9월 동양학부 동아시아학과 산하에 한국학 전공과정이 정식으로 탄생했습니다. 당시 동양학부에 합격한 학생 중 35명이 제1회 한국학 전공 입학생이었고 전공과목으로 한국어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호찌민총영사관의 적극적인 지원
한국학전공과정은 첫 해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국어교육 강사와 한국학 강사가 부족했고 시설과 환경이 열악했으나 한-베 양국 우호 관계 차원에서 호찌민총영사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고, 이후 한국정부기관(KOICA, KF, 한국연구재단 등), 한국 대학, 한국 기업체 및 기업인의 격려와 총장, 학부장, 베트남인 강사 및 한국인 강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한국학부는 검증된 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학부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 후 2010년 에는 동양학부에서 한국학과로 분리하고 학교 직속으로 한국학과를 개설하게 됩니다. 2015년 1월 20일 한국학과를 한국학부로 격상이 되었고, 아세안 역내 국립대학 중 최초로 한국학부가 개설된 것입니다. 한국학부의 브랜드를 더욱 확고히 하고 사회에 더욱 효과적인 공헌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발전의 기회가 열리면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한글날 축제와 같은 대형 주요 행사를 개최
2021년까지 1,800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하여 사회에 기여해 왔고 한국어로 말하고, 한국학 전반에 대해 연구하는 학부생 약 800명이 재학 중에 있습니다. 교수진의 질적 양적 성장(교수진 100% 석, 박사 이상)으로 교육의 규모와 질이 향상되었고, 한국학부 학생들은 전국 지역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취업시에는 각 개인의 역량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 비율도 높아져, 한국 연구 및 베트남-한국 관계 관련 등 수많은 국제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였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남부지역 모든 한국어 교육 기관이 참여하는 한글날 축제와 같은 대형 주요 행사를 개최하면서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한국어 교육 확대 및 한국 문화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9월부터 시작되는 석사과정 1기,
대학원생 모집”
이번에 한국학부에 대학원이 개설되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장기간의 코로나 사태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한국학 석사과정의 개설이 지연되어 이제야 시작했는데 마침, 한-베 수교관계 30주년이 된 해에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베트남은 자체적으로 한국석사과정을 개설하고 운영할 수 있으며, 베트남 내 한국학은 양적이나 질적으로도 한 층 더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한국과 베트남이 그동안 교류해왔던 결과이며 한국에 대해 연구하는 사회적 수요를 반영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전에 석사 코스가 없던 시절에는 한국학 석사를 받고 싶다면 동방학부에서 한국을 선택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국을 배우기 이전에 ‘동방’ 학부라는 명칭 때문에 아시아 전체를 배워야 하는 선행공부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학과에 대학원이 개설됨으로써 이러한 불편함이 사라지게 되었고, TOPIK 5급(전문 분야에서의 연구나 업무 수행에 필요한 언어 기능을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으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친숙하지 않은 소재에 관해서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 공식적·비공식적 맥락과 구어적 · 문어적 맥락에 따라 언어를 적절히 구분해 사용 가능하다.) 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높은 수준의 인재를 베트남에서 양성하여, 한국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고급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으로서 베트남 내 한국학 발전을 선도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대학원이 코스워크+논문으로 약 2년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베트남에서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베트남에서도 코스워크와 논문으로 최소 2년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코스워크는 한국에서는 24학점만 들으면 되지만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교육훈련부 대학교육법에 따라 총 50학점을 들어야 합니다. 대학원생들이 강도 높은 수업을 들으면서 논문을 통해 2년 후에 졸업하는 시스템입니다.
한국학과가 인사대 전체에서 4번째로 인기가 많은 학과로 알고 있습니다만, 대학원도 학부만큼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이십니까?
대학원 석사과정 설계 동안 저희 학교에서 한국학 석사과정 수강 수요조사를 하였습니다. 2020년 6~7월 총 300명의 응답자가 설문조사에 참여했는데, 89% 대상자가 한국학 석사과정을 수강 할 의향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중 대부분 20대(78.7%)가 많은 관심을 보여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기계발 및 전문역량 강화를 위해서 국내외 진학 진로를 결정하는 베트남 젊은이들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한국학 졸업생이 늘어나고 대학원 수요도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학과 석사과정에서는 주로 어떠한 과목을 공부하게 됩니까?
과목 설계 때부터, 한국과 태국 등 세계 한국학 석사교육과정을 참고해서 고전어문학 20학점, 사회과학 14학점, 문화연구 13학점으로 나누었습니다. 필수과목은 이 3가지 영역을 골고루 선정되어 한국학 개론 ● 한국학 연구이론 및 방법론 ● 한국인의 가치관 ● 현대화 과정과 한국 경제-사회의 변화 ● 위인들을 통해 본 한국사 ● 동아시아와 한국 문학 ● 문화 간 소통의 관점에서 본 한국어 교육론 ● 세계 질서의 변화와 한국의 정치적 지리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선택과목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학원 논문 연구 ● 한국생활사● 통번역 세미날 ● 한국학을 위한 학문 목적 한국어 ● 국제적 관점에서 본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 등이 있습니다.
한국학과 석사코스의 발전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대부분 과목은 베트남 교수나 재 베트남 한국인 교수가 강연을 이끌어 갈 예정입니다. 또한 앞으로 대학원생들이 한국대학 교환 교육과정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석사과정을 3년 정도 지켜보면서 한국학 박사과정 또한 개설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석사코스 개설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있으신가요?
저희 한국학 석사코스는 베트남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원교육과정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현재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원 과정 목록에 있으면 코드가 부여되는데, 저희는 최초라서 코드가 없습니다), 서류 준비와 절차가 좀 복잡합니다. 교육과정을 수립할 때 수요 조사도 실시하고, 해외에 있는 대학교들의 사례를 분석하여 참고하였으며 한국학 국내외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워크숍도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 시행 착오를 겪을 수도 있겠지만,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한국학과 석사과정에 어떤 희망을 기대하십니까?
이번에 개설한 석사과정을 통해 많은 대학들이 필요로 하는 한국학과 강사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고 한국과 관련 기관과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고, 한국에 대한 심층 연구 및 전문가 양성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독자 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은?
저희 한국학부에 이제 막 석사가 개설되어서 첫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을 공부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코끼리를
그냥 만지는 것이었다면, 석사를 개설하여 연구자를 키운다는 것은 코끼리를 직접 키우는 과정과 같다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번 저희 호찌민 인문사회과학 대학교의 한국학부 석사 과정 개설은 한-베 수교 30주년과 더불어 양국관계에서 새로운 저평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연구를 통하여 베트남에 한국을 알리고, 한국에 베트남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선봉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양국간의 관계가 양적으로 증가하는 사이 정작 질적인 면에서의 양국관계 발전은 더디기만 했다. 베트남은 사람들이 관심은 많지만, 정작 알고자 하는 나라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래서 한국내에서 베트남 학부는 없고, 베트남학이라는 타이틀로 석박사 코스는 더더욱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베트남에게 한국은 관심도 많고, 많이 알고자 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베트남 학교에는 한국어 혹은 한국을 공부하는 한국학부, 혹은 학과만 전국적으로 57개 이상의 대학에서 개설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한국에 대한 교육과 관심에 석사 학위 코스가 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학에 베트남 최초로 개설된 것이다. 베트남이 우리를 깊에 알고 싶어한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이제 우리도 베트남을 깊이 학술적으로 알아야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Nguyen Thi Phuong Mai 교수
● 1976년생인 그녀는 1998년, 호찌민 국립대 인문사회과학대학 한국학과 졸업(학사과정 한국학 전공)을 하였다.
● 2002년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졸업(석사과정 한국학 전공)부터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삶을 살았으며, 2016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박사학위(박사과정 한국어교육 전공)를 수여 받았다.
● 2003년부터 호찌민 국립대 인문사회과학대학 한국학과에 근무중이다.
2017년에는 호찌민 국립대 인문사회과학대학 한국학부 부학부장 겸 한국학부 한국언어문학과 학과장이 됐으며, 2018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호찌민 국립대 인문사회과학대학 한국학부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