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 12군에 소재한 한국 봉제회사 근로자 1000여명이 회사의 새 임금체계로 소득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12월 26일 보도했다.
24일 저녁부터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오전까지 벌어진 이번 시위는 12군 떤터이히엡산업단지(Tan Thoi Hiep)에 있는 노블랜드베트남(Nobland Vietnam Co., Ltd.) 사측이 새 임금체계에 대한 합의문에 서명하기 위해 근로자 대표 5명을 사무실로 호출하면서 시작됐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임금체계는 종전의 하루 8시간 기본약정과 일한 시간대로 급여를 지급하는 대신, 생산량에 따라 급여를 산정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노조측에 따르면 새 임금체계는 모든 직원에게 동일한 기본급(매월 500만동, 219달러)을 적용하며 완제품 수량, 목표치 달성 여부에 따라 추가급여를 받게 된다. 또 새 임금체계는 회사가 매년 기본급을 5%씩 인상하도록 했기 때문에 경력직과 관리직에게 불리하다고 한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 근로자는 지난 17년동안 회사에 근무해 현재 기본급은 910만동(398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따라서 새 기준을 적용하면 그녀의 기본급은 거의 절반으로 줄게 된다.
이 여직원은 “17년간 몸담아온 회사가 이런 식으로 우리를 대우할지 몰랐다. 10년이상 일한 근로자가 이제 나이가 들어 체력이 달리고 손이 무뎌지면 생산량이 이전보다 못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해고될 수도 있다”며 “거기다가 회사가 낮은 수당과 더 높은 생산량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어, 이는 임금을 강제로 깍기 위한 술수”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노블랜드측은 생산효율을 높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새 임금체계를 도입했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기술을 더 익히면 월급이 현재보다 2~3배 늘게 된다”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 직원에게 동일한 기본급을 적용했고, 목표량을 못 채워도 기본적인 생활비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12군 인민위원회 쩐 탄 토(Tran Thanh Tho) 노동보훈사회국장은 “제품별 생산량에 따른 급여 계산 방식은 다른 많은 제조업체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이는 운영 초기부터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며 “그러나 노블랜드베트남은 지난 19년동안 기존의 임금체계를 적용해오다 새로운 방식으로 변경하려 하는데, 이는 근로자들과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하며 경력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별도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신영 노블랜드베트남 대표는 “문제해결을 위해 시간을 두고 계속 협의할 것이며, 합의가 나올 때까지 기존의 체계대로 급여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우선 새 임금체계에 동의하는 직원들은 시범적으로 그대로 적용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직원은 이전과 같이 계속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2003년 설립된 의류회사인 노블랜드베트남은 100% 한국 투자법인으로, 이날 시위가 발생한 공장에 1800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은 2600명이 넘는다.
인사이드비나 2021.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