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해외 출국을 앞둔 여행객은 면세점에서 1,000만 원대 샤넬 가방, 롤렉스 시계도 살 수 있게 된다. 정부가 현재 5,000달러인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한국일보다 20일 보도했다.
정부는 20일 공개한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 면세점 구매 한도 폐지를 비롯한 관광 관련업종 지원대책을 담았다.
내국인의 면세점 구매 한도는 과소비 억제, 외화 유출 방지 등을 목적으로 1979년(500달러) 도입된 제도로, 전 세계에서 한국만 운영하고 있다. 여러 차례 확대를 거치면서 2019년 이후에는 내국인이 국내 면세점에서 5,000달러까지 구매가 가능하게 됐지만, 그동안 커진 경제 규모나 해외 직구가 활성화된 유통 구조를 고려할 때 제도 도입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면세점 구매 한도가 사라지면 5,000달러(약 594만 원) 이상의 고가 제품을 자유롭게 살 수 있다. 면세점에서 팔고 있지만 그동안 외국인의 전유물이었던 1,000만 원대 명품 가방, 시계 등도 구매가 가능하다. 대신 면세 한도는 그대로 600달러(약 71만 원)로 유지되기 때문에, 그 차액만큼은 세금을 내야 한다.
고광효 기획재정부 조세총괄정책관은 “낮은 구매 한도로 인해 고가 제품을 해외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국내로 전환하면 면세업계 운영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면세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세금 납부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부 계층에만 혜택을 부여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현재 싱가포르, 사이판에서 온 예방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격리 면제를 해 주는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도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나라로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전 45개국 255개 노선(주 4,712회)에서 현재 31개국 70개 노선(주 330회)으로 줄어든 국제 항공노선도 복원에 나선다. 외국인 관광객 물품 구입 시 부가세 즉시 환급 한도도 2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한국일보 2021.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