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용어나 개념을 많이 배운다. 팬데믹이라는 단어를 언제 알았는가?
그런 팬데믹이 모습을 드러내자 록다운이 등장한다. 그리고 집단격리라는 의미의 코호트라는 녀석이 그 흉악한 모습을 드러낸다. 계속해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e), 언택(비접촉, 비대면), 시설격리, 리모트 웍(재택근무) 등이 나오더니, 급기야 코로나 시대가 열렸다는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등이 무대를 연다.
앞으로 또 어떤 단어가 등장하며 코로나로 흔들린 머리를 더욱 흔들어 댈까?
그래도 그나마 희망이 담긴 단어는 포스트 코로나다 .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얘기하는 것이니 그 모습이 어찌 나타나든 간에 일단 코로나를 벗어났다는 생각만으로 가슴이 설렌다.
왜 가슴이 설레냐고 묻지마라. 왜 가슴이 설레지 않는가?
그동안 억제된 욕망이 너무 많아 그렇다. 뭐 크게 바라는 것도 아니다. 식품점에 맘대로 다니고, 회사에 나가 일도 하고, 친구들 만나 차 한잔 하고, 가족과 저녁 외식 나가기도 하고, 주말에 골프라도 치고, 연휴에는 어디 가까운 곳에 여행이라도 가고 싶은 욕망이 전부다. 고작 4개월가량 억제되었는데 이리 갈증이 심할 줄은 몰랐지.
그 갈증이 보복을 낳는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가 되면 일단 그동안 억제된 자유를 맘 컷 누리고 말꺼야 하며 마치 자유를 살해한 그 무언 가에 복수의 칼을 세우듯이 보복성 실행을 다짐한다.
그런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
회사는 풍파를 만난 돛단배처럼 난파 일보 직전이지만, 그래도 꼼짝없이 선실에 갇혀 갑판위에도 오르지 못하는 신세보다는 훨씬 희망적이다. 이제는 갑판에 올라가 찢어진 돛도 수리하고 깨진 기물도 치우며 일단 항해를 시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마음껏 다닐 테다. 온 세상을 내 세상처럼 휘젓고 다닐 테다.
사실 코로나 이후에도 뻔한 일상이 반복될 것을 알지만 마음만이라도 자유롭다는 것이 희열을 느낀다. 역시 복수는 아름답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보다 친구들과 함께 얼굴을 마주하고 수다를 떨고 싶다. 술도 한잔하며 노래도 불러보자.
주말에는 4개월 가까이 잡초처럼 무질서하게 자란 머리털을 좀 깎아야겠다. 물론 수염도 밀어야지, 깨끗하게.
그리고 단정한 모습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다시 시작해보는 거야.
그런데 한가지 조건이 더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살기 위해서는 백신면허가 필요하다.
이번 백신은 2번을 맞아야 한다니 한 번 맞은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1차 접종도 못한 사람이 많지만, 그렇게 반쪽만 맞고 도장없는 면허증을 쥐고 있는 사람도 많다.
한인회는 이왕 시작한 일이니 마지막까지 잘 처리해달라. 백날이 넘도록 갈고 갈은 복수의 칼을 휘두를 수 있도록 마지막 담금질에 최선을 다해달라.
그러면, 우리 모든 교민들에게 잘 했다 크게 칭송 받을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