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통상보고서, 탈중국 가속화로 베트남 공급망 변화의 수혜주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공급망 다변화 기지로 베트남이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 일찍부터 매력적인 투자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최근 10년 사이 세계경제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전 세계 對베트남 수입은 2010년 775억 달러(약 87조 7377억 5000만 원)에서 2019년 3251억 달러(약 368조 457억 1000만 원)까지 연평균 17.3% 증가해 글로벌 교역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졌다. 외국인직접투자(FDI)도 크게 확대되어 2019년 FDI 유치 금액은 2010년 대비 1.96배 상승한 390억 달러(약 44조 1441억 원)에 달했다. 베트남의 적극적인 개방정책만으로도 해외기업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지만, 결정적으로 중국 주변국들이 중국과의 정치외교적 갈등을 계기로 베트남을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3일 이유진 수석연구원과 서울대 국제대학원 김혜림의 통상리포트를 내고 베트남 부상의 배경, 베트남 진출 리스크를 조명했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사태, 탈중국베트남 이전 현상 가속화 2010년대 초반 중-일 간 영토분쟁 이후 베트남을 비롯해 아세안 지역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도 같은 맥락에서 대두되었다. 이후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사태는 탈중국베트남 이전 현상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베트남으로 유입된 FDI 금액을 살펴보면 센카쿠열도 분쟁 이후 200억 달러(약 22조 6380억 원)대까지 크게 증가했다.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에도 또 한 번 큰 증가세를 보이며 300억 달러(약 33조 9510억 원) 중반대에 이르게 되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을 대체 투자지로 선정한 데에는 베트남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중국의 1/3 수준에 불과한 값싼 임금, 6~7%의 높은 경제성장률, 각종 법인세 혜택 등을 바탕으로 베트남은 일찍부터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기지로 부상하였다.
한국도 베트남에 활발하게 진출해 2020년에는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 수가 지난해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도 3324개로 중국에 진출한 2233개를 넘어섰다.
베트남은 2017년 중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뒤 꾸준히 3위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2019년에는 중국을 제치고 해외투자 2위 대상국으로 올라섰다.
2019년 한국의 베트남 직접투자액은 83억 달러(약 9조 3964억 3000만 원)로 베트남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액 390억 달러(약 44조 1519억 원) 중 21.4%를 차지했다.
수입규제-미국 환율 상계 등 ‘베트남 리스크’에도 주의 기울여야 다만 베트남과 경제 연계가 강화된 만큼 ‘베트남 리스크’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베트남을 상대로 한 수입규제조치 조사개시 건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의 ‘환율 상계관세’ 조사대상에 포함되는 등 베트남을 둘러싼 통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중국이 관세 회피를 목적으로 베트남을 경유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베트남을 타겟으로 한 우회수출 조사도 증가 추세에 있다.
베트남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비시장경제로 간주되고 있어 엄격하게 제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아, 베트남 진출 현지 기업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해오는 기업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노동력, 공장부지, 인프라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베트남 산업단지의 임대비용이 급격히 상승했다. 입주율도 크게 증가해 일부 단지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의 인력 수요는 확대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숙련 노동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가열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베트남은 중국에 비해 소비시장 규모가 훨씬 작아 베트남으로 생산기지 이전 시 내수보다는 해외 수요에 의존해야 한다는 리스크도 내재한다. 이유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공급망 다변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베트남 진출 및 투자 확대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베트남을 대상으로 한 엄격한 수입규제 조치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세안익스프레스 2021/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