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주요 전통의식
아이들의 탄생을 기리는 예식
베트남인들은 신생아를 위해 한 달잔치(한국인의 백일잔치에 해당)를 치르며, 특히 태어난 지 1년이 되는 해는 양국민 모두 동네가 떠들썩하게 돌잔치를 치른다. 이는 베트남과 한국 모두 동양 유교문화권에 속해 있기 때문인데, 특히 과거에는 아이가 태어나 한달이 되기 전에 죽는 경우가 2/5를 넘었고, 1년을 넘기지 못해 죽는 경우도 태반이어서 이 같은 축하의식이 생겨 났다. 즉 태어난 지 한달과 1년을 맞이한 아기에게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무사히 자란 것을 대견하게 여겨 축복하며, 앞으로도 무병장수와 만복이 깃들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온 마을 사람을 초대해 찬치상을 차려 기쁨을 나누는 것이 이 예식의 목적이다.
한 달 잔치 (Lễ đầy tháng 레 다이 탕)
베트남에서는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 되는 날. 이를 레다이탕(lễ đầy tháng;한 달이 찼다)이라 한다. 그것은 한국에 백일과같은 의미를 갖는다.
가족 축제
레다이탕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지 한 달째를 맞이하는 날로서, 그동안 큰 병 없이 지낸 것을 축하하는 자리이며, 동시에 앞으로도 무병장수하라는 의미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옛날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생후 1개월 동안의 성장의 고비가 되었는데, 바로 이런 이유로 1개월을 넘긴 아이에게 이 날은 두 번째 탄생일 이며, 가족 전체의 축제라고 할 수 있을만큼 소중하고 특별한 날이다.
삼신 할미께 드리는 감사예식
한 달 잔치는 아기가 탄생한 후 30일이 되는 날 아침에 삼신상을 차려 치성을 드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즉, 이 날에는 먼저 바무(Bà Mụ;산파-삼신할미)에게 제사를 지낸다. 이는 매쫑꽁붕(mẹ tròn con vuông), 즉 엄마가 무탈하고 자식도 반듯하다는 의미)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예식으로, 제사상에는 12인의 산파를위한 째(chè ;단팥죽) 12주발, 3인의 토속신을 위한 째 3 접시와 쏘이 (xôi;찹쌀밥) 3접시, 그리고 3인의 토속신을 위해 삶은 오리고기와 세 그릇의 죽을 놓는다. 그런 다음 집안의 쯩똑 (trưởngtộc;가장)는 “오늘 몇 년 몇 월 며칠 제 손주 아무개가 태어난 지 한 달째 되는 날 입니다. 지금까지 산모와 아이가 모두
건강하게 지켜주신 것을 감사드리오며 앞으로도 아이가 튼튼하게 쑥쑥 자라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라고 기원제를 올린다.
베트남의 전통 토속신 가운데 하나인 삼신할미 즉, 산파는 쩡뜨능(Trần Tứ Nương), 방뜨능(Vạn Tứ Nương) 등 12인으로 구성되며, 각각 수태, 보호, 출생 등 각각 자신의 맡은 바를 감당한다.
아이를 위한 축복 Bắt miếng 박밍
그 다음 단계는 꽃잎을 사용하여 치르는 의식인 박밍(bắt miếng; 한조각을 집는다는 뜻)이라는 예식으로 집안의 대표는 한손으로 아기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꽃잎 하나를 떼어 아기입 위에 흔들며, ‘이 아이가 입을 벌릴 때 덕있는 말과 재물이 쏟아지게 하소서’ 라고 기원한다. 이같은 예식이 끝난 후 참석한 이웃들은 리씨(lì xì; 축의금) 와 각종 선물을 가져와 아이의 미래를 마음껏 축복하고, 차려놓은 음식을 먹으며 서로 즐거움을 나눈다.
돌 잔치 ( Lễ đầy năm 레 다이 남 )
베트남에서 가장 큰 신생아 잔치는 역시 돌잔치다. 베트남어로 다이남(lễ đầy năm), 혹은 레토이노이(lễ thôi nôi)라고 부르기도 하는 데 전자는 1년을 채웠다, 후자는 이제부터 요람생활을 끝낸다는 뜻이다.
아이의 장수와 복을 비는 날
돌은 아기가 태어나서 만 1년이 되는 날로, 가정에 무한한 행복과 기쁨을 안겨다 주는 아기를 위해 큰 상차림을 하여 그의 장수와 복록을 비는 의미에서 베풀어주는 의식이다. 그런 점에서 한달 잔치는 형편에 따라 치르지 못할 수도 있지만, 돌 잔치만은 비교적 성대하게 차려주고 있다. 이날 부모는 아기가 태어나 1년간을 모든 정성과 애정으로서 양육해 온 데 대해 큰 보람을 느끼게 되며, 특히 아기의 티 없고 맑은 표정과 거동을 통해 무한한 행복과 기쁨을 경험한다.
삼신할미께 감사제를!
돌 잔치 역시 바무 (bà mụ;삼신할미, 산파역)와 천지신명에게 제사 지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날 제상(마당 한 가운데)에는 쏘이(xôi), 째(chè), 해오과이(heo quay; 돼지고기 바비큐), 이밖에 술, 차, 과일, 기타 향과 초 등을 놓는다. 이후 집안의 가장은 한 달잔치 때와 마찬가지로 천지신명에게 ‘ 모년 모월 모시 제 손주 1년째를 맞이하여…’ 라고 제문을 읽으며 술을 따른 후 손주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한다.
아이의 미래를 점치다 (Thử tài 트따이)
제사가 끝나면 흔히 트 따이 (thử tài:재능을 테스트 한다는 뜻)라고 하여 아이의 장래를 알아보기 위한 시험을 한다. 즉, 아기 앞에 그응(gương;거울), 르윽(lược;빗), 비엣(viết;필기도구), 떱 삿(tập sách;공책) 기타 화살, 칼, 책, 바늘, 실, 접시, 미술품 등을 차려놓고 아무것이든지 잡게 하여 그 아이의 소질과 미래의 직업을 점쳐 본다. 위와 같은 기본 의식을 마치고 나서야 가장은 방문한 손님들과 함께 아이 앞에 선물을 올려놓으며 돌을 축하한다.
베트남 속담에 ‘찹쌀과 멥쌀이 다 있어야 즐겁다’라는게 있는데, (찹쌀은 아들을 멥쌀은 딸을 뜻함) 한 마디로 아들, 딸 둘 다 귀하다는 의미다. 특히 요즘 베트남에서는 많은 사람이 딸을 더 선호하는데, 이는 여아가 가르치기도 쉽고 정도 많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딸의 돌잔치를 며칠씩 하는 집도 있는데 이 때는 흔히 가족, 친지, 이웃, 회사동료들까지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