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세계화는 어려운 일중에 하나다. 아무리 노력해보아도, 국가의 이미지가 나쁘거나, 경제적인 파워가 없으면 배우는 이에게는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그 나라 언어를 배워야 할 이유가 없다. 그렇지만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영국 문화원이니, 미국 문화원, 프랑스 문화원이니 하면서, 자국의 문화상품과 언어를 활발 하게 알리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단순히 자국의 문화를 알리는 측면도 있지만, 문화를 통하여 중요한 나라와의 기름칠을 하는 역할도 되고, 아울러 미래세대에게 우리나라의 좋은 이미지를 다지는 역할을 하는 것이 문화 및 언어 홍보다.
신남방정책의 중심이자 동남아 한류열풍의 중심지인 베트남 하노이에는 한국문화원이 있으며, 그리고 호치민에는 2012년 11월부터 대한민국 교육부가 설립한 재외교육기관인 한국교육원이 자리하고 있다.
본 기관은 베트남 내 한국어교육에 관심이 많은 현지인을 위해 자체 한국어 강좌 개설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더불어 한국인 유학생의 상담 및 지도,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활동 지원 등 국제교육교류 지원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떨치고 있고, 한국과 베트남간의 교류가 이로 인하여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교육원을 찾아 묵묵히 한국어와 문화를 알리고자 노력하는
고지형 원장을 만났다.
호치민 한국교육원은 아무래도 저 같은 일반 국민에게는 낯선 기관입니다. 어떠한 일을 하는 기관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호치민시 한국교육원 교육부 산하 재외 교육기관이고, 2013년에 개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재외 교육기관에는 한국교육원, 그리고 한국학교가 있습니다. 한국교육원의 주요 업무는 한국어 보급입니다. 이 외 유학홍보지원, TOPIK(한국어능력시험) 및 국제교육교류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호치민시 한국교육원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현지 교육시스템내의 한국어 정식채택사업입니다. 우리나라 교육부와 함께 한국어를 베트남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기 위하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따라 금년 저희 호치민 및 태국교육원이 신남방중점교육원으로 지정이 되어 주변 국가 한국어 보급 사업은 물론 하노이 교육원 설립지원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하노이에는 한국교육원이 없는 것입니까?네. 하노이에는 현재 한국문화원이 언어교육 및 문화홍보의 역할도 함께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지 내 한국어채택 사업 등 한국어 보급의 필요성이 증가되어서 곧 있으면 하노이교육원이 설립될 예정입니다. 베트남 교육부와 한국 교육부가 공동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설립 신청을 위한 서류 준비 중에 있습니다. 서류 제출하면 베트남 교육부의 승인 절차로 이루어지는데 순조롭게 진행되어 금년 내로 하노이에 한국교육원이 설립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채택사업의 진척사항은?
한국어 채택사업은 베트남 내 한국어가 제2외국어 및 제1외국어로 지정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1외국어로 지정되면 고등학교 졸업시험 및 수능에 한국어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2016년에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 베트남 교육부와 MOU체결을 시작으로 한국어채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후, 2020년 현재 하노이 중학교 2교 고등학교 1교, 그리고 호치민시 중학교 2교, 고등학교 1교에서 한국어 시범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범교육은 2023년 종료 예정이지만 한국어 제2외국어 교육에 많은 현지 학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므로 한국어가 제2외국어로 지정되고 더 나아가 제1외국어로 채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어 채택사업의 어려운 점은 어떤 부분입니까?
우선 현지 한국어 교원 수급 관련 문제입니다. 지금도 한국어 교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인데 현지 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 및 제1외국어로 교육할 경우 현지 한국어 교원이 더 부족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 교육원과 한국 교육부는 현지 한국어 교원 수급을 위해 중등 현지 한국어 교원양성연수를 계획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 중등의 한국어 채택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한국어 교원양성, 교원 수급 등 다양한 사항에 대해 양국 교육부의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현재는 베트남 교육 시스템 내 한국어 채택 사업을 위한 기반을 꾸준히 쌓아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현지 중·고등학교에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나 현재는 베트남 교육과정에는 한국어가 수능 및 고등학교 졸업시험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한국어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열심히 공부하다가 3학년이 되면서 수능 및 졸업시험 준비를 위해 한국어 공부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빨리 한국어가 제2외국어 및 제1외국어로 지정되어 베트남 교육과정에 정식으로 포함된다면 이러한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 사업은 어려움도 있고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한국어 보급 업무가 만족감도 높고 보람도 있습니다. 한국어가 베트남 초,중,등 교육과정에 정식으로 채택된다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도 이곳에 와보니 많은 현지인 분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였는데, 코로나 이후에도 한국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고 있습니까?
한국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호치민시 및 인근지역14개 대학에는 이미 한국(어)학과 설립되어 있고, 한국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의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어)학과 학생이 아니더라도 다른 과목을 전공하면서 한국어를 외국어로 선택하는 대학생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이 많아 우리교육원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자체 한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올 초반 강좌가 취소되었지만, 5월부터 다시 강좌를 재개하여 많은 분들이 수강을 희망했습니다. 한국어 및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은 코로나 전과 다름없이 여전히 높음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프로그램이 체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떠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전에는 한국으로 가는 베트남 신부교육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20년 현재 우리교육원은 베트남신부교육을 하지 않고 일반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베트남 신부교육은 아시아문화교류재단에서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원 한국어 수업은 초급 1,2반, 중급 1,2반, 그리고 TOPIK
(한국어 능력시험)반까지 합쳐 다섯 반이 운영되고 있으며 수강을 희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외에도 찾아가는 한국어 수업을 통해 관공서나 한국학과가 없는 대학교 등 한국어 교육을 희망하는 기관과 MOU를 체결하여 한국어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호치민 내 한국인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관공서 또는 교육기관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문의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뜨거운 관심이라면 다행입니다. 그런데 많은 베트남 분들이 한국어를 배우시는데 어려운 점이나 차이점을 느끼는 부분이 있나요? 그리고 동질성을 느끼는 부분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원장직을 수행하기 이전에는 잘 몰랐지만 한국어가 어려운 언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에 태어나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현지인들은 조사, 문법 그리고 문장구조를 어려워합니다. 베트남어에는 조사가 없는데 우리나라 말에는 쓰임에 따라 조사가 다르고 문장 구조도 베트남어 문장 구조와 달라 많이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어 공부가 재미있어진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를 물어보면 대부분이 K-POP과 드라마를 말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듣고 드라마를 보다가 한국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한국어에 대한 열망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가족문화, 윗사람공경 등 베트남과 비슷한 한국문화에도 관심이 많으며 사계절, 한국음식 등 다른 문화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리교육원이 주관하는 말하기 대회에서 작년에 한 학생이 한국의 ‘온돌문화’ 에 대해서 이야기한적이 있는데 이렇게 한국문화를 다양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어 교육을 주로 어떠한 베트남 분들이 받습니까? 학생입니까 아니면 한국어가 필요한 일반분들입니까?
우리교육원에서는 한국어채택 사업 일환으로 중·고등 학생들의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교육원에서 자체적으로 강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체강좌는 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주로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대의 분들이 많이 강좌를 수강하고 있습니다.
교육원과 인사대가 최근에 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체결한 MOU의 의미를 알려주시겠습니까?
한국어 채택 사업의 일환으로 교육원-인사대 간 현지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 연수 교육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 MOU를 통해 양 교육기관은 증가하는 한국어 교육 한국어교육 수요 대응 및 베트남 내 한국어 제2외국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상호 협력하고 교원양성과정 연수를 추진하기로 협의했습니다. 이 교원양성과정을 위해 한국의 경희대에서는 사이버 연수 프로그램 및 교육과정에 대한 컨설팅을 전반적으로 제공하고 호치민 인사대는 학생선발 및 교육을 담당하게 됩니다. 이미 9월 5일부터 40명 대상으로 연수가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교안작성 및 교육실습 등의 과정을 수료하게 됩니다. 과정을 모두 수료한 수강생들에게는 호치민시 인사대(국립대)가 발급하는 자격증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이 연수는 2020년 우리나라 교육부가 해외 한국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신남방 및 신북방 국가 대학에서 현지인 초,중,등 한국어 교원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초부터 우리 교육원이 한국 교육부와 함께 추진해왔습니다. 이 연수는 베트남 내 한국어 교원을 양성하고 한국어 교육의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다는 점과 한국어 제2외국어 교육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인적 인프라를 조성해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교육원 운영이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짐작됩니다. 고지형 원장님은 언제 베트남에 오셨는지요? 개인적인 소개 또한 부탁드립니다.
저는 교육전문직 공무원으로 전라북도 교육청 소속입니다. 작년 9월1일자로 호치민시 한국교육원에 부임했습니다. 예전에 호치민 한국국제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잠깐 동안의 생활이었지만 그것이 호치민과 인연이 되었습니다. 언제 기회가 있다면 다시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교육원장에 선발되어 다시 오고 싶었던 호치민시에서 근무하게 되어 기쁘고 특히, 베트남 내 한국어 보급 업무라는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되어 책임감도 큽니다. 신남방중점교육원으로서 신남방 국가의 한국어 보급 및 베트남 내 한국어 채택사업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신남방국가 한국어 보급 업무를 수행하는 중점 교육원으로 지정이 되어서 일이 많아졌지만 이곳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하게 되어 보람이 큽니다. 한국교육원이 한국어 보급 및 확산이 주 업무인데 저희가 교육부 부설기관으로써 한국어 교육에 확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우리 교육원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