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만병통치약으로 잘 알려진 여우요싼(Dầu gió Xanh- Volatile Green Oil/흔히 여우싼이라 짧게 부름)은 직역하면 휘발성 녹색 기름(Voatile Green Oil)으로 베트남 가정마다 두세 개씩 구비되어 있는 상비오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했던 호랑이 연고만큼이나 유명한 제품으로, 처방전 없이도 약국,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베트남사람들은 집 밖을 나설 때면 상비약처럼 늘 그린오일을 소지하는데 일단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 이 녹색 오일을 꺼내 바르기 시작한다. 두통이 일어날 때, 코가 막힐 때, 모기에 물렸을 때, 다리를 삐끗했을 때, 속이 더부룩 할 때, 심지어 차멀미 할 때 등 용도가 무척 다양하고 효과면에서 탁월하다. 이번 호애서는 현지인들의 만병통치약 여우요싼을 구입하러 약국으로 달려가 본다.
여우요싼의 비밀, 원료는 천연허브
베트남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현지인들이 여우요싼을 수시로 바르는 것을 보고 미신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 원료는 천연허브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즉, 그린 오일의 성분은 유칼립투스나 박하(Menthol)에 살리실산 메틸(methyl salicylate)을 가미한 것이 일반적이며, 그 외에 계피(quế), 향(tràm), 장뇌(long não), 솔(thông) 등 자연산 허브도 많이 쓰이는데, 재료에 따라 박하오일(dầu bạc hà), 유칼립투스오일(dầu khuynh diệp), 향나무 오일(dầu tràm) 등 다양하게 불린다. 단, 오일과 향을 어떤 비율로 섞는지는 제약사마다 극비에 속한다. 한편 여우요싼은 제약회사에 따라 녹색, 붉은색, 오렌지색, 흰색 등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현지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초록색(màu xanh lá) 오일로, 작은 수정유리병에 담겨있어 소지하고 다니기에도 편리하다. 한편 여우요싼은 성질이 톡 쏘는 맛(vị cay)과 시원(tính mát)한 성분이 결합되어, 몸에 바르면 단시간에 땀과 열이 나며 통증이 가라앉는다. 이처럼 여우요싼의 효능은 일반적으로 해열(hạ sốt), 땀 배출(ra mồ hôi), 통증 완화(giảm đau), 기침 억제(giảm ho), 살균(sát trùng), 충혈 방지(chống xung huyết), 부종(phù nề), 가려움증 해소 등 그 작용범위가 넓은데다 부작용도 거의 없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아프다고 엉엉 울 때도 유칼립투스오일(Khuynh Diệp)을 배나 양미간에 살짝만 발라줘도 조금만 지나면 언제 아팠냐는 듯 다시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유칼립투스
여우요싼의 대표적인 원료 중 하나인 유칼립투스는 가장 빨리 자라고 가장 키가 큰 수종의 하나다. 기침, 감기, 기관지염, 코막힘 등의 치료에 효과적이어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흔히 코알라의 주식으로 알려진 유칼립투스의 잎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허브, 즉 향초로 사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