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가 발표한 2019년도 한국대학 입시결과는 이렇다. 졸업반인 12학년 학생 146명 중 서울대학교 5명, 연세대학교 24명, 고려대학교 6명, 성균관대학교 34명, 서강대학교 14명, 한양대학교 29명이 합격했다. 복수합격자를 포함하면 전국51개 대학에 총 383명의 합격자를 배출해 낸 것이다. 본지에서는 많은 합격생 중에 오는 3월 입학을 앞둔 ‘예비 서울대생’인 두 학생을 만났다. 남매가 1년 터울로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는 기쁨을 누린 황예정 양과 아버지와 어머니의 국적이 다른 다문화가정의 문성예 학생의 남다른 합격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서울대 합격 진심으로 축하해요!
씬짜오 베트남 독자들께 본인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황혜정 안녕하세요. 호찌민시한국국제학교 12학년 황혜정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버지의 일자리를 따라 중국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4학년까지 다녔었습니다. 그 후 이곳, 호찌민으로 오게 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로 지금까지 호찌민에서 살고 있습니다.
문성예 안녕하세요.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 12학년 문성예라고 합니다. 저는 어머니께서는 베트남, 아버지께서는 한국분의 한-베 다문화가정에서 자라났습니다. 5학년 2학기때 한국국제학교로 전학오게 되었는데 이전까지는 한국말을 잘 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 입학까지 주변인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무엇보다도 저희 아버지의 힘이 컸죠.
두분 모두 어렸을때부터 해외생활을 했었네요,
처음에 베트남에 왔을때 어땠는지 기억이 나요?
문성예 물론, 지금은 많이 오픈되어 있지만 그 당시에는 알게 모르게 다문화 학생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혹여나 차별을 당할까, 저의 부모님께서는 한국학교에 입학을 고려하셨죠. 하지만 베트남과 한국, 두 나라의 뿌리가 있다는 것에 대해 부끄럽지 않았고 오히려 더 열심히 한글을 배워 아버지와의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황혜정 한인이 없는, 현지 중국인이 밀집된 곳에서의 생활을 하여 한국과 중국 그리고 베트남의 문화차이를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크게 겪어야 했습니다. 중국에선 엄숙한 수업과 딱딱한 선생님의 교육방식이였다면 베트남에서는 자유분방한 한국학교의 분위기를 적응해야했고 공식적으로 베트남에서 한국의 교육을 받는 것이 처음이였기 때문에 모든 게 다 새로웠습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3개국어, 아니 4개국어 인가요?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강점을 갖게 되었죠?
황혜정 유치원 때 중국인 친구들과 중국어를 사용하며 지내왔고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에서 배운 베트남어 그리고 영어까지 4개국어가 가능합니다.
어느 대학과 학과에 지원하였나요 그리고 결과는 어땠나요?
황혜정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모두 재외국민특례전형으로 경제학과를 지원하였고 이 모든 대학을 합격하였습니다.
문성예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경영학과, 성균관대학교의 글로벌 경영학과를 재외국민특례전형으로 지원하였습니다. 이중에 서울대와 연세대학교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경제학과를 지원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황혜정 이전부터 국가 수교를 책임지는 외교관 또는 기업내의 경영인을 꿈꾸었습니다. 고등학교때 베트남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베트남의 빈부격차의 실태를 크게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회 구성원간의 빈부격차가 경제성장의 혜택을 사회구성원 모두, 골고루 누리지 못하는 것 같아서 ‘한 나라를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라는 다짐으로 경제학과를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문성예 저는 아이러니하게도 10학년때까지만 해도 경제를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경제/경영 관련 서적을 통해 나의 사업을 화려하게 펼치고 싶다는 생각에 이전에 참가하였던 창업대회에 다시 도전하여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창업대회를 통해 자신만의 사업아이템을 계획하는 것이 큰 흥미를 갖게 되어 최종 대학의 학과의 선택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자신만의 공부 방법이 있나요?
이를 공유할 수 있을까요?
황혜정 무엇보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 공부하였다기 보다, 제 자신을 위하여 공부하였습니다. 다소 뻔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저는 다른 친구들의 공부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드는 공부방식을 택하였습니다. 암기하는 방식이 아닌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공부방식입니다.
누가 봐도 시험에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주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완벽하게 이해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야 했습니다. 꾸준히 유지되는 전교 1등의 성적으로 저에게 맞는 공부방법임을 증명되었기에 바꾸지 않았습니다.
문성예 저만의 특별한 학습방식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의 노력이었습니다. 언어와 문화차이에 대한 이해는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 처럼 학과 공부에 대해 조급해 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한-베 다문화가정의 자녀로써의 선입견을 깨고 싶었고 제 자신의 한계를 깨고 싶었습니다.
호찌민한국국제학교 12학년
문성예 학생
많은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자기소개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어떤 내용을 주로 다루었나요?
문성예 자소서를 쓸 때 소재 선정에 있어서, 모든 친구들이 그렇듯이 ‘그동안 내가 뭐했지?’ 라며 나의 학교 생활을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고등학생의 3년동안의 내신성적과 다양한 교외활동이 중요합니다. 이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웠고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황혜정 자신이 이 학과를 지원하게 된 계기(지원동기 부분은)는 제가 봉사활동으로 직접 경험한 저의 이야기만을 진솔하게 작성하였고 대학별로 다른 인재상을 찾아보아 부합하는 이야기만을 다루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의 인재상 중 리더십 부분의 경우, 이전에 동아리 부회장을 맡었을 때의 어떻게 공동체를 단합하였고 개인적으로 얻은 교훈 등을 최대한 자기소개서에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학업 스트레스가 있었을텐데.. 어떻게 극복하였나요?
(슬럼프 극복방법)
문성예 저는 스스로에게 거는 승부욕이 강합니다. ‘앞으로 더 잘하자’ 되새기면서 더 높은 목표를 세워 계속적으로 자신에게 동기여부를 심어줍니다. 자신 세운 목표를 이루는 희열감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공부했던 거 같습니다.
황혜정 저는 7학년때부터 전교1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간혹 성적에 있어서 저의 작은 실수가 생길 때 다른 반까지 소문이 나기 일쑤였습니다. 저에게 거는 기대감과 시선이 저의 부담감을 크게 만들었습니다.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10학년이 되었을 때, ‘다른 친구들을 신경쓰기 이전에 나 자신을 이겨보자’ 라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제 자신에게 집중하였습니다.
서울대 합격’ 을 들었을 때 첫 느낌 그리고 기대 같은 것은 어땠나요?
문성예 저는 학교가 발표하는 그날, 위염을 앓고 있어 학교를 조퇴하였습니다. 친구로부터 서울대 합격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과분했었죠. ‘서울대’라는 이름에 걸맞는 명성과 또한 새로운 학교생활을 적응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곧 시작될 대학생활과 12년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한국의 생활도 기대됩니다. 그리고 미래에 한국의 외교관이나 기업인이 되어 한-베 관계를 이어줄 수 있는 다리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박항서 감독님처럼요.
황혜정 사실, 합격날짜가 다가오면서 ‘합격이든 불합격이든 최선을 다했고 나는 더 이상 후회는 없다’라 생각으로 제 마음을 비웠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서 대학 합격여부를 확인을 하였는데 주변 친구들과 선생님으로부터 축해 줘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사실, 실감이 나질 않은 채 부모님께 합격소식을 전해드리니 뿌듯해 하시는 모습을 보고 ‘아 내가 진짜 서울대에 합격했구나’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호찌민한국국제학교 12학년
황혜정 학생
마지막으로 그동안 수고했던 자신에게 또는 주변인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황혜정 어릴적 부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되는 것이 트라우마로 자리잡게 되었지만 한국생활이 기대 되는 것을 보면 이 또한 극복해 낼 것이라 믿습니다.
문성예: 다문화가정에 있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결코 쉽지 않지만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두가지 언어 또는 3개국어(베트남어, 한국어,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강점 그리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였다는 점을 부각시켜 자신의 환경에 대해 자신감을 갖어야합니다. 특히 저처럼 한-베 다문화가정의 친구들의 경우,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한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쉽게 포기 하지 말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긍지를 보여주세요!
우수한 학업실적을 얻을 수 있는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두 학생 대답은, 내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아는 것, 운동하는 습관, 아무리 힘들어도 그날 배운 것은 그날 복습, 자기 노트 만들기, 방학 때도 꾸준히 공부하기 등을 꼽았다.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공부습관 그리고 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 이 들이 남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학부에서 많은 국가에서 온 학우들과 함께 배우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자기만이 만든 성공의 길을 차근차근 열어갈 것이다. 베트남에서 공부한 이들에게 우리의 관심과 기대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들의 장래에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훌륭한 가교역할을 하는 귀한 인재로 자라나기를 기대하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