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옹(Chuông) 논라 마을
흰색의 베트남 전통 원뿔모자, 논라(Nón lá)는 베트남 국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깊은 전통 수공예품이다. 쭈웅(Chuông)마을 사람들은 대대로 논라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한다.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모르나 최소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비록 지난날처럼 호황을 누리지는 못하지만 아직까지 베트남 전국에서 가장 많은 논라가 생산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 가족이 다 논라를 만들 줄 알기 때문에 사실상 장인이 따로 없는 전통마을이다. 이 마을은 하노이시에서 약 30여 km 떨어진 탄오아이현 쭝(Phương Trung, Thanh Oai)에 있다.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아 오토바이로 오가는 사람들이 많으며 이곳에는 꽤 오래된 고택들도 눈에 뛴다. 수백년 동안 논라를 만들어온 전통 마을 답게 마을 이곳 저곳에 고풍이 서려 있다.
논라 생산기술의‘부활’
쭈웅 마을은 이 곳의 상징적인 상품인 “논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오래 전부터 “아름다운 원뿔모자 논라를 원하는 사람은 쭈웅마을로 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이 마을의 장로들은 이 공예기술이 수백 년 동안 여러 세대를 거쳐 전해져 왔다고 말하나, 20세기 초 원뿔모자를 만드는 기술은 사실상 거의 잊혀진 상태로, 이 마을의 장인 하이깍(Hai Cát) 옹이 윙 왕조의 옛 황성이 있는 중부 후에로 직접 가 논라 만드는 기술을 정식으로 배워 옴으로써 부활할 수 있었다. 1930년 하노이 하동 박람회에서 그의 제품이 소개되었는데, 당시 관람객들의 높은 평가를 받아 당국의 제작 증명서를 받았다. 이후 그는 생가로 돌아와 동료 마을사람들을 위한 직업 훈련을 통해 논라 만드는 기술을 되살렸다.
논라 마을의 현장 속으로
이 마을 인구는 약 17,000명으로, 이들 중 2,000명 이상이 하루에 약 8,000개의 원뿔모자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논라를 만드는 재료는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모아지는데, 하노이 찌우쿡(Triều Khúc)마을의 실크 실, 호아빈(Hòa Bình)과 탄호아(Thanh Hóa) 지방의 대나무, 광빈(Quảng Bình) 지방의 야자나무 잎이다. 이 마을은 구매자들은 물론, 논라 제작과정을 보려고 온 사람들로 늘 붐빈다. 한편 쭈웅 마을에서는 단 하나의 품목, 곧 논라만을 취급하는데 이 마을 사람들은 각자 본업이 있지만 논라 제작을 부업삼아 제법 큰 부수입을 올린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논라 하나를 생산하기까지 손이 많이 간다. 먼저 질 좋은 잎(lá)을 골라 모래 위에 놓고 잘 비빈 후 색이 은백색으로 바뀔 때까지 햇볕에 말린다.
이후 다림질을 해서 하나 하나 펴는데, 너무 건조해지거나 갈라지면 안되기에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그 다음 대나무 틀 위에 대고 실로 정성스레 꿰맨다. 완성된 논라는 여러 겹으로 되어 있으나 매우 부드럽다. 이곳에서 생산된 논라는 특히 모양이 예쁘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색이 화려하고 튼튼하여 오래 쓸 수 있다.
논라 장마당
장날(Phiên chợ) 이곳을 방문해보자.(매달 음력 4, 10, 14, 20, 14, 30일) 장마당은 새벽 5시부터 붐비기 시작한다. 화려한 색상을 자랑하는 갖가지 모양의 논라가 총집결해 있는 이곳은, 주변의 고풍스런 장터, 정자, 사원 등을 배경으로 멋진 조화를 이룬다.
다시(Đa Sỹ)칼 마을
하노이 하동 지구, Nhuệ River 에 위치한 Đa Sỹ Ancient Village는 예로부터 대장장들이 전통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Đa Sỹ) 마을은 북부 델타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대장장이 마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곳을 방문하면 하루 종일 쇠를 연마하고 두드리는 소리, 대장장이들이 땀을 흘리며 쇠와 씨름하는 흥미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시(Đa Sỹ) 마을은 인구가 3천명도 안되지만 그동안 이곳에서 박사 11명, 장원급제자 1인 등을 탄생시킨 명망 높은 지역이다. 특히 이중 호앙찐탄(Hoàng Trình Thanh)옹은 레(Lê) 왕조 4대를 섬겨 하노이 국제감에 기념비가 세워진 유명한 대신이다. 고대사료에 의하면 이미 18대 흥 (Hùng Vương)왕 때부터 이 마을주민들은 전쟁과 영토보존을 위해 칼과 창을 제련하고 있었으며, 각종 농기구와 도구들도 능숙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마을이 본격적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때는 북부 탄호아(Thanh Hoa)출신의 윙투엇(Nguyễn Thuật)옹과 윙투언(Nguyễn Thuần)옹이 이 지역으로 건너와 지역민들에게 제련비밀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었던, 13세기 쩐(Trần) 왕조 시대부터였다.
한편 원래 이 대장장이 마을의 이름은 새(Sẽ), 당케(Đan Khê), 후인케(Huyền Khê), 당시(Đan Sỹ) 등이었는데, 18세기 중반, 최종적으로 다시(Đa Sỹ)로 개칭되었다. 현재 베트남 하노이시 하동(Hà Đông)구 뉴에(Nhuệ) 강변에 위치한 이 마을 대장장이들은 대장간 마을의 전통을 유지,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부도 이 마을을 전통 수공예마을로 지정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장인만 20명이 넘는 전문 대장장이 마을
다시 (Đa Sỹ) 마을 금속제련협회측 간부는 이와 관련,“현재 우리 마을 900호 중 80%가 대장간 일에 종사하고 있으며 각 가정마다 각각 한 종류의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다시(Đa Sỹ)에는 특히 장인(마스터)만 20명이 넘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현지 유사상품들보다 종류와 디자인이 더 다양하며, 품질 또한 우수하다. 최근까지도 이곳의 가장 큰 시장은 라오스와 캄보디아였으나 지금은 많은 상품들이 베트남 전역을 비롯하여 독일, 프랑스, 미국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련기술은 ‘ 일급비밀 ’
한편 5대 대장장이인 윙반흥(Hoàng Văn Hưng)옹은, “다시(Đa Sỹ) 제품은 숙련된 장인의 손끝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이곳에서 생산되는 칼의 가장자리는 종이처럼 얇지만 좀처럼 구부러지지 않는다. 이같은 제련술의 비밀은 대대로 후손들에게 전해져오고 있는데, 물, 바람, 기름, 바나나 나무 등을 사용하여 강철을 단 몇 초 만에 가열한다. 이후 정교한 손길을 빌어 담금질 된 좋은 강철은 매우 파랗고 투명한 빛이 발산된다”고 설명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남녀노소 모두 고된 대장간 일에 종사하는 것을 보고 놀란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조류에 편승하여 10여년 전부터 이 곳에서도 생산과정의 많은 부분을 기계에 의존하기 시작했으며, 이와 동시에 이 마을은 하노이 전통마을 보존계획 하에 관리되고 있다. 곧, 13ha의 공예단지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새로운 기술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매년 전문적인 교육 과정을 거쳐 장인들의 기술을 보존, 발전시키고 있다.
다시(Đa Sỹ) 마을은 현재 베트남의 대표적인 전통공예촌으로 공식 인정받은 상태이며, 매년 음력 3월 27일과 음력 8월 25일에는 이마을의 시조인 윙투엇(Nguyễn Thuật)옹과 윙투언(Nguyễn Thuận)옹의 공헌을 기리는 제사와 각종 축제행사가 성대히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