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에서 지식을 부르다 (1) –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도서관

잠을 자는 사람은 꿈을 꾸지만, 책을 읽는 사람은 그 꿈을 이룬다.

2019년 이제 2010년대도 끝나가고 있다. 2010년대의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아무래도 스마트 폰 일 것이다. 거리에서 신문이 사라지고 있고, 전자책이 보급되면서 종이책의 판매량도 줄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 전반에서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타블렛 PC 등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 타향살이로 인한 고국과의 단절감을 덜어주고는 있지만, 이 와중에도 서적이 가지는 역할은 여전히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도서란 물리적인 책을 구입하여야 하며, 책이 독자의 자국어로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외국어로 책은 자신이 좀 읽을 줄 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곳 베트남에서는 특히 개발도상국의 특성상 정보가 매우 부족하지만, 특히 도서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급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 기자도 느끼는 바이지만, 베트남에 온 후로 퇴근길에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서점에 들러 신작을 접하고, 추천도서와 베스트셀러를 들추어보며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마음의 양식과 부족한 지식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은 어디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으로 “사이공에서 지식을 부르다” 그 첫 번째, 푸미흥에서 한국 교민에게 개방된 공공도서관 역할을 하는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도서관을 방문해 보았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7군에 대만국제학교, 일본국제학교와 함께 위치한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교과과정이 우수하기로 유명한 이곳에 대한민국 공공도서관 역할을 하는 교내 도서관이 위치해 있다. 전문 사서가 있고, 도서관 관리의 전문성까지 갖춘 이곳은 5만 3천권 장서 규모에, 적은 예산이지만 꾸준히 들어오는 신간까지, 한국 수도권 공공도서관 수준은 아니지만, 호찌민에 거주하는 교민으로서 이 정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매우 감사할 따름이다.

도서관 내부는 크게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어린이 및 학생 서적, 멀티미디어 자료가 진열되어 있는 부분과 그 외 사회과학, 자연, 과학 등의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문도서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자연 빛이 채광 될 수 있도록 밝은 인테리어로 구성되어 있고, 집중하여 책을 읽을 수 있는 좌석과,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형태의 소파도 준비되어 있어 도서관이 편안하고 유익한 곳으로 느껴지기게 충분했다.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도서관
김신애 사서와의 미니 인터뷰

언제부터 도서관이 교민들에게 열리게 됐습니까?
자세한 년도는 알 수 없으나, 약 10여 년 전부터 교민에게 개방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총 장서 수와 멀티미디어 자료 현황을 알고 싶습니다.
저희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장서 수는 책은 약 5만 3천권, 비 도서 자료 2388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로 DVD 비디오 자료이며 대출대상에서는 제외됩니다.
책은 어떻게 구입하십니까?
책은 주로 1년에 2번 정기적으로 한국에서 구매합니다. 예산은 1년에 대략 8천불 정도이며, 이 예산으로 약 500권 정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또한 교민 분들의 기증도 받고 있으며, 저희가 받는 책의 다수는 사실 기증으로 받는 책입니다.구매와, 기증을 통하여 본 도서관은 1년에 2천여권 정도의 책과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충 받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온 신간책은 어떤 것이 있나요?
최근의 신간 도서는 2018년도 2학기에 들어온 책입니다. 주로 학생들이 필요한 책 위주로 신간책이 들어옵니다. 저희 신간 도서 리스트는 도서관 홈페이지 (lib.kshcm.net)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호치민 거주 일반 교민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우선 회원 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은 이 곳에 직접 오셔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도난 및 대출, 분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회원 가입을 위한 준비물이 많습니다. 회원 가입 시 보증금 50만동, 사진 1매, 여권사본 같이 제출해 주셔야 합니다. 회원증은 1주일후 발급됩니다. 보증금은 회원 탈퇴를 원할 경우 반환됩니다.
1인당 1주 기준 2권씩 대출 가능합니다. 이용 시간은 공휴일 혹은 도서관 사정상 장서 점검 등의 이유로 문을 닫지 않는 한 이용이 가능하며, 방학기간에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학기 중 이용시간 7:30~16:30까지입니다.

인기 많은 책은 어떤 종류입니까?
학생들에게는 주로 학습만화가 인기입니다. 그 외 인기 많은 책은 한국에서 주목받는 베스트셀러, 일본 추리 소설 위주입니다. 인기 많은 책들이 저희 사정상 바로바로 입수는 어렵지만, 한국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김신애 사서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책이 있으신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추천해드리고 싶은 도서는 ‘열한 계단’의 저자이자, 유명 팟캐스트 운영자인 채사장이 지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입니다. 우리가 지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관한 책인데 불편한 책을 권하는 것도 좋았고 특히 독서를 통해 한사람이 지식적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잘 서술되어 있어 배움의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교민분들께 하실 말씀, 그리고 도서 관련 행사가 있으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도서관은 행사는 학생들 중심, 수업의 일환으로 운영 중입니다. 특히 학교 내 학생들에게 독서 동기를 부여하고자 다양한 행사를 진행중이며, 교내 행사는 외부인들이 참가하기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현재 하루 약 700~800명정도의 교민이 이용하고 있는 저희 도서관은 더 많은 분들이 현지에서 받기 어려운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2018년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과 협약을 맺어 저작권 보호 범위 내에서 논문 및 원문 자료 무료 열람 및 출력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이 서비스는 특히 이곳 호치민에서 거주하시면서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대학교에 다니며 논문을 준비 중이시거나, 보고서 작성 및 어려운 주제의 일을 수행하셔야 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