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화요리를 먹고 싶으면 나에게 와라
리틀 도쿄의 보이지 않는 진주,
허름하지만 맛으로 승부한다!
PHU CU RO YA HAKATA
한-일 관계는 참 특이한 관계다. 정부간의 관계는 매년 서커스에서 광대가 줄 타듯 아슬아슬함을 타고 있지만, 양국 간의 민간교류는 문화라는 코드를 중심으로 양국의 문화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부분이 인기가 매우 높다.
특히 일본 음식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깔끔한 식도락 문화와 담백한 음식으로 인식되어 인기가 높지만, 젊은 사람에게 인기가 높은 일본음식은 사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즐기는 회, 초밥 이런 부분이 아닌 일본 가정식 또는 일본식 중국요리 같이 일본 내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후쿠로야 하카타는 일식집이 많은 레탕톤 거리에서 고독한 미식가에서 나오는 허름하고 전통있는 일본 뒷골목 식당 분위기에, 일본 본토에서 주로 일상적으로 먹는 중식을 높은 수준으로 재현하였고 거기에다가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제공하여, 호찌민에 거주하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높은 식당이다.
50, 60년대의 일본이 연상되는 인테리어
일부러 허름한 컨셉으로 인테리어를 한 것인지 아니면 공간이 협소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이곳의 첫 인상은 ‘허름하다’ 였다. 또한 나무 테이블, 나무의자로 되어 있어 일본에서 말하는 쇼와시대 스타일 레트로풍이 연상되었다.
이곳의 첫 인상이 허름하다고 해서 음식까지 형편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든다면 그런 생각은 직접 이곳의 음식을 맛본 후로 미루기를 권한다.
대표메뉴 탄탄면의 훌륭함이 모든 것을 포용한다
이곳의 메뉴 종류는 적당하고 알아보기가 쉽게 되어있다.
대표 메뉴인 국수류와 볶음밥 그리고 반찬 종류로 나뉘어 있고, 세트 메뉴로는 국수+반찬, 볶음밥+반찬 세트가 준비되어 있다.
기자가 주문한 메뉴는 일본식 매운 라면의 대명사인 탄탄면, 김치제육볶음, 간장두부, 그리고 게 오믈렛인데 모두 다 일본식 중국요리로 이자카야에서도 볼 수 있는 메뉴이었다.
특이한 것은 ‘부타 김치’라는 이름의 김치제육볶음인데, 의외로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음식이다.
첫 번째로 나온 음식은 에피타이저로 나온 간장두부다. 이 음식자체는 일본식 간장에 다진 파와 양파를 두부 위에 올려내는 음식이다. 부드러운 두부의 식감 덕분인지, 간장의 짠맛을 어느정도 덜어주는 느낌이다. 그 다음 나온 메뉴는 부타 김치인데 기자가 느끼기에 안에 들어간 돼지고기의 양이 너무 적었고 얇은데다 김치의 양이 더 많아서 식감이 아쉬웠다. 의외로 김치는 한국식으로 담궈진 듯 했으나, 문제는 전체적으로 너무 짜서 단독 메뉴로 먹기엔 어렵고 밥이랑 같이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어서 게 오믈렛과 탄탄면이 같이 나왔다. 여기에서 이 곳 음식의 진가를 발휘한다. 부타 김치에서 느낀 아쉬움을 보상 받는 기분이었다.
우선 탄탄면은 면의 식감이 좋고, 돼지 베이스 수프에 고추기름을 넣어서 맛을 더했고 국물 맛이 한국음식의 시원함과 일본음식의 담백함이 적절히 어우러져 기분 좋은 맛을 선사한다. 아울러 계란도 반숙으로 잘 익은데다가 다진고기의 양도 풍부하여, 이 집의 시그니쳐인 이유를 알려준다.
또한 게 오믈렛은 달걀을 잘 튀긴데다가 안은 반숙으로 되어 있어 밥을 시켜서 같이 먹기도 적당한 메뉴다. 단지 단점은 게(Crab)가 들어가있는 걸로 말하지만 사실 게맛살이 들어가 있다는것이었다. 그러나 맛있는 데리야키 소스와 함께 먹는 반숙된 오믈렛의 맛은 담백했다.
일본음식! 그것도 양이 많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면 이곳만큼 좋은 곳도 없다.
특히 친구와 함께 사케 혹은 아사히 맥주를 먹으면서 맛 좋은 국수와 간단한 안주로 술 한잔 기울이고 싶다면 후쿠로야 하카타에 한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