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10월 초순 경 호찌민 영사관으로부터 초대장이 하나 날아왔습니다. 대한민국 개국 4351주년 기념식을 거행하니 참석하라는 고마운 초대장입니다. 그런데 날짜가 이상합니다. 10월 11일 목요일. 왜 개천절 행사를 개천절인 10월 3일에 하지 않고 일주일 이상 늦춰서 이 날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새삼 일어납니다. 왜 새삼스러운가 하면, 이미 지난 몇 해 전부터 개천절 행사가 마치 파도에 밀려다니는 조개껍질처럼 정해진 날짜 없이 매해 다른 날에 하고 있으니 올해는 언제 행사가 열리려는지 예상을 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개천절 행사의 이적(?)에 대한 설명은 없이 그날 쌍십절 다음 날, 10월 11일에 그렇게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렇게 날짜가 해마다 달라지면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도 힘들겠지만, 우리 조상님들도 제사상 받아먹기가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사장이 이유 없이 늦어지면 우리 조상님들
“요즘 애들 왜 이러냐? 올해도 제사상이 제자리를 못 찾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나라가 어렵다고 제사상 예산이 깎였나 보다” 하고 염려를 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지난 해는 제가 기억하기로는 11월이 넘어서 했었는데, 올해는 10월 안에 행사를 했으니 제사상을 기다리시는 조상님들이 조금은 덜 기다리셨다는데 위안을 가져봅니다.
이 일에 대하여 언젠가 영사관 관련자에게 물은 적이 있는데, 그때 관계자의 설명은, 독일과 저희가 국가 기념일이 겹치는데, 같은 날 행사를 하면 참석 외교관이 서로 갈라지게 되니 그것을 피하기 위하여 독일과 번갈아 한 해는 제 날에 하고 다른 해는 그 날을 피해 다른 날을 잡는다는 답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지난해도 그렇고 올 해도 제 날을 못 지키는 것을 보니 그 답도 진실과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그냥 독일에게 우리 개천절을 양보한 것은 아니길 기대합니다.
이런 상황에 또다시 질문하면 어떤 답이 나올지 궁금하지만 질문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답에 또 말꼬리를 잡을 까 스스로 두려운 탓입니다.
아무튼 그 날의 행사에 관하여 언급 좀 해보도록 하죠.
교민 한 300여 명이 몰린 듯합니다. 공식적인 영사관의 대외행사로 가장 큰 규모인데, 이날 모인 분의 면면을 보니 낯익은 얼굴이 별로 없습니다. 베트남에 산 지 25년차인데 이리 사람들을 모르나 싶었지만, 별로 대외행사 다니는 성향이 아니니 그런가 보다 하고 접어두더라도 아는 분이 너무 적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알고보니 많은 분들이 점점 행사에 모이는 인사들의 면면이 새롭다는 것입니다. 결론은 사람들이 그만큼 바뀌었다는 얘기입니다.
이때 불현듯 드는 엉뚱한 생각은, 아 베트남이 다시 익명의 섬으로 돌아왔구나 하는 반가움입니다. 잠시 익명의 땅에서 느끼는 자유의 기분을 상기해봤습니다. 이렇게 행사장에 나와보니 세상이 달리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건 그렇고, 원래 개천절 행사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뭔가 제사상을 차려 놓고 큰 절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번 행사에는 총영사와 베트남 인사의 건배 스피치를 전부로, 행사가 종료되고 파장 분위기에서 축하공연을 하겠다고 하니 좀 의아스러워하는 말입니다.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스트인 총영사의 연설, 축하 스피치가 아니라 건배 스피치라고 명명하던데, 아무튼 그 연설에서 초기에 언급된 짧은 단군의 건국신화로는 이 날의 의미를 상기하는데 충분했다고 보여지지 않은 것도 아쉬운 느낌이 드는데 일조를 한 듯합니다.
아무튼 그런 사안은 접더라도 행사가 지정된 제 날짜에 이루어지는 것을 기대합니다. 행사에서 만난 베트남 사람들이 오늘이 한국의 무슨 날이냐고 물으면, “오늘이 아니라 원래는 다른 날인데…” 하며 구차한 설명을 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몇 가지 본지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2018년 백서 발간
12월 말을 기준으로 씬짜오베트남 2018년 백서가 별도로 발간됩니다.
지난해 처음 만들면서 독자들의 반응을 지켜봤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일 년 내내 지난해 백서를 찾는 독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 백서를 통해 베트남을 공부하는 소재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진정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이번 백서에는 올 일 년 동안 본지에서 취급한 모든 기사를 검토하여 그중에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취합하여 만들어집니다. 특히 본지가 중점을 두고 다루고 있는 특집을 재조명하고, 올 한 해 일어난 일로써 반드시 보관해 두고 싶은 귀한 기사만을 모아 제작됩니다. 2018년 전체를 총체적으로 종합하는 책이니 베트남 최신 정보만은 지닌, 베트남 생활의 진정한 가이드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사실 베트남에 20여 년을 넘도록 지내다보니 초기 교민들이 알고 있는 베트남은 지금의 베트남과는 다르다는 것을 요즘 새삼 깨닫습니다. 그리고 교민사회의 구성원들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교민 생활이 오래되었다고 베트남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시대가 워낙 빨리 변하고 있고, 더구나 그 중에서도 베트남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맨 앞을 달리고 있는 국가라 그 변모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하루가 다릅니다.
이제 누군가 저에게 베트남에 대하여 물으면 이제는 저는 대답할 입장이 아니라고 고백합니다. 제가 베트남을 잘 모른다는 것이죠. 제가 알고 있는 베트남은 20여 년 전의 베트남의 흔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발간되는 2018년 백서는 과거의 베트남이 아니라 현재의 베트남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이 책에 광고주의 역할로 귀한 정보를 교민에게 제공하시길 원하시는 분은 미리 저희 관리부에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온라인 사업 강화,
애플 용 앱 개발 완료
저희 홈페이지에 대한 앱이 지난달에 완료된 안드로이드에 이에 애플의 ISO에도 적용되는 애플용 앱 개발을 완료하였습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씬짜오베트남을 검색하시면 베트남 모자가 두 개 겹쳐있는 저희 로고가 새겨진 앱을 다운 받으시면 됩니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어느 핸드폰으로도 베트남과 한인 교민사회의 최신 소식을 직접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앱의 개발은 본지의 온라인 강화를 위한 일환입니다.
이미 저의 홈페이지가 십수 년 동안 운영되며 최고의 베트남 정보 사이트로 성장하여 왔지만, 최근 앱을 개발한 후에 폭발적으로 증가된 방문자 수를 보고 이들의 욕구를 어떤 식으로 든 지 채워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리저리 검토해봤지만 오프라인에 특화된 본지의 조직으로는 최근 활발하게 변화되는 온라인 시장을 관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에 본지의 온라인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동반자를 구하기로 했습니다.
본지의 온라인 사업이란, 본지의 사이트를 플랫폼으로 최근 등장하는, 유투브를 포함한 각종 SNS를 활용하는 영상 미디어 대외사업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기존의 오프라인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동시에 독자적으로 온라인 사업을 활성화시킬 분을 동반자로 모시고 자 합니다.
저희는 이런 변화에 대한 시도가 지금까지 오프라인 위주로만 성장해온 교민사회의 미디어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일조하리라 기대합니다.
이런 본지의 뜻에 동참하실 분들의 참여와 조언을 기대합니다. (hanyoungmi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