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할 때는 의미를 만들어야 하고 그 의미를 음악과 더불어 안무가의 철학이나 생각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잡다한 무용 테크닉을 연결시켜 놓고 일반 관객에게 이해하라고 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무용을 포함한 모든 공연예술은 사전에 아무런 지식을 가지지 않은 일반 관객들이 그 작품을 직접 보고 바로 감동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공연 팸플렛에는 온갖 미사여구를 잔뜩 적어두었는데 실제로 무대에서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 작품을 훌륭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관객들이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시 듯 무용을 관람하시기를 권합니다. 현대무용은 내용을 알 수 없어 감상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묻는 분들에게 저는 마치 미술전시회에서 작품을 감상하듯이 선입관없이 보이는 곳에 마음을 담고 편안하게 자신의 해석으로 감상하시는게 좋습니다. 그러다 보면 뭔가가 들어옵니다. 그때 자신이 느낀 것이 맞느냐 아니냐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 당시 바로 자신의 느끼는 감정, 그것이 바로 현대무용의 감상이라고 봐도 됩니다. “
한국의 대구시립무용단이 다가오는 9월 23일, 한국과 베트남의 합동공연인 “1-2-0 We are approaching” 홍보를 위해 베트남을 방문하며 본지 사무실을 찾았다. 대구시립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김성용 단장을 만나 그가 사랑하는 그의 현대무용을 들어본다.
이번 한.베 합작공연은 김감독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베트남의 DCDC & Arabesque의 단장인 록(Loc)감독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한.베 합작 현대무용 공연이다. 록감독과 김감독은 일본 유학시절에 만나 서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동지이자 친구이다. 대구시립무용단 감독으로 취임 이후 첫 해외 공연작을 기획하는 김감독의 이번 작품은 다가오는 9월 24일 호찌민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려지게 된다. 이번 현대 무용공연은 베트남 오페라하우스에서도 종전 후 처음 올려지는 최초의 현대무용공연이라고 한다.
1-2-0 We are approaching 이라는 타이틀로 The Gift, A boy in the tree 라는 쇼 타이틀로 올려지는 이번 공연은 베트남 국민들과 우리 교민들에게 인류의 문화를 공유하고 싶다는 김성용 감독이 마련한 수작이다.
현재 대구시립무용단의 감독으로 활동 중인 김성용 감독은 경북예술고등학교를 졸업, 1997년 동아 무용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한 전통 무용인이다.
그는 2013년 제 34회 서울무용제 대상작인 ‘초안’으로 안무대상 및 4개 부분을 석권하고, 2016년 America College Dance Association에서는 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과 일본을 주 무대로 세계적인 안무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제적인 감각을 키워온 젊은 감독이다.
대구시립무용단 & DCDC & Arabesque
한국과 베트남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두 무용단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또한 boy in the tree라는 주제로 한국 무용수와 베트남 무용수가 콜라보 무대도 준비하고 있다. 대구시립무용단의 김감독은 독특하고 창작적인 안무를 중심으로 추상적인 표현에 춤의 감동을 선사한다면 베트남의 록 감독은 다양한 장르의 춤과 음악의 혼합으로 뮤지컬 요소를 함께 곁들인 대중적인 현대무용을 그려낸다. 실제로 록감독은 베트남 현대무용 공연계에서는 가장 유명한 안무가로 통한다. 또한 그는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명성을 지니고 있는 DCDC & Arabesque 무용단을 이끌고 있다. 특히 록감독은 항상 공연장에서 다음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예고편 형식으로 보여주는 ‘팝업 스테이지’와 작품에 사용되는 음악을 미리 들려주는 ‘무곡 콘서트’, 학생들을 초청해 연습실을 공개하는 ‘오픈 스튜디오’ 등을 실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감독이다.
9월 24일 공연
“1-2-0 We are approaching”
지난 3일 공연 홍보를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 감독은 “현대무용이 다른 장르와 비교해 더 추상적이고, 해석이 각자 다르지만, 동시에 아직 덜 알려져 있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그리고 국가간의 문화의 교류도, 현대무용의 경우, 좀 대중적 수요가 부족하므로 대부분 처음에는 대중 문화를 중심으로 국가간의 문화교류를 시작하다가, 현대무용은 거의 모든 문화교류단이 다 거치고 간 다음에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장르가 아닌가 싶습니다. 즉, 이번 공연은 현대무용이라는 장르 자체가 말해주는 것이 있다는 것이죠. 현재의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 교류가 잘 진행되고 있고, 이제는 일차적 문화 교류를 넘어서 2단계로 발전하는 상황이라고 봐도 될 듯하니 이런 시기에 양국가가의 문화교류에 직접 참여하게 되어 이번 공연의 의미가 개인적으로 남다를 수 있습니다.”
비교적 문화예술분야에 있어 보수적 뉘앙스가 짙은 대구시립무용단의 해외 합작 공연은 베트남과 한국의 무용관계자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관심과 궁금증을 부르는 흥미로운 공연이 아닐 수없다. 최근 두 국가 간의 교류가 깊어지며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합동공연을 통해 한층 더 깊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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