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년전 삶과 지금의 삶이 다른 것 중 가장 큰 요인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인터넷이 될 것이다. 지금은 인터넷이 없는 세상을 생각조차 못하지만 30년전 만해도 이런 세상은 꿈도 꾸지 못했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얼마만큼 침투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아주 쉽다. 하루동안 인터넷이 안되는 사무실에서 일을 해보시라. 아마도 불가능 할 것이다. 물론 우리 같은 잡지사는 더욱 더하다. 정전이라도 되어 인터넷이 안되면 아예 전직원을 집으로 보내서 재택근무를 권유한다. 근무지보다 인터넷이 훨씬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셈이다.
인터넷의 위력은 특히 사회의 어두움을 폭로하는 데서 힘을 발한다. 베트남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인터넷은 민중의 막강한 힘으로 작용한다. 얼마전 카이 실크라는 베트남 최고의 실크 메이커에서 만든 <메이드 인 베트남> 카이실크가 알고 보니 중국에서 들어온 가짜 베트남 산이었다는 사실이 인터넷에 하루를 떠 다녔다. 그리고 그 하루라는 시간은 카이실크의 30년 아성을 몰락시키는데 충분한 시간이 되었다. 삽시간에 인터넷을 타고 퍼진 이 소문은 카이실크에 대한 자연스런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카이실크 매장은 전부 문을 닫았을 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 막대한 벌금마저 부과될 예정이다. 또한 카이실크 회사에서 손 대고 있는 부동산 사업을 포함하여 모든 사업이 기반을 잃은 듯하다.
특별히 카이실크 사장은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 베트남산 실크 하나로 성공한 젊은 기업인. 그런 명성으로 승승장구하던 카이실크가 인터넷의 폭로 한 방으로 생사불명의 상태에 빠진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아무튼 그는 알려진 것만큼 정직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 사회에서 배제되는 불행을 맛본다. 도덕을 앞세워 명성을 얻은 이 일수록 작은 거짓말에도 깊은 추락을 면할 길이 없는 법이다. 앞으로 카이실크는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갈 것인가? 관심이 간다.
그런데 이런 인터넷의 강력한 바람에도 끄떡 없이 자신의 갈길을 굿굿하게 가는 집단도 있긴하다.
며칠 전 페이스북에 이런 글과 사진이 떴다, 하노이 한국 영사관 앞에서 유학 비자 접수를 위해 노숙하는 베트남 학생들. (사진을 참조 하세요.)
베트남에서 유학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김종국 사장이 올린 글과 사진이다.
이유가 어찌되었든간에 사진만 봐도 분노할 일이다. 한국인도 분노하는 데 베트남인들은 더욱 화가 날만하다. 한국 국민의 개, 돼지화는 이미 오래된 얘기라 별로 새롭지도 않고 또 그런 대접을 받아도 국적이 그곳이니 참고 견딜 수 밖에 없지만 남의 나라에서 남의 국민을 그와 유사하게 취급하는 그 공무원들의 심장은 과연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가 궁금하다.
이유야 있다. 당연히 이유가 있어야 마땅하다. 이유도 없이 저런 상황을 내버려 두면 지나가다 돌을 맞을 일인데 그래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일단 그 기사 회생의 신의 한수가 무엇인지 들어나 보자. 그 이유는, 바로, 인력이 없어서란다.
영사관에서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인력이 모자라 발을 동동구르는 가련한 공무원들의 속사정이 아니라 한국으로 유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그 절차를 위해 밤에 노숙을 하고 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 그것 하나뿐이다. 어떠한 변명이나 이유도 그 사실을 가리지는 못한다.
더 이상 다른 방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단지 이런 일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 뿐이다. 한국에 유학가려는 학생들을 가기도 전에 반한파로 만들어 보낼 수야 없지 않은가? 무조건 개선하여 이런 모습이 안보이도록 하라. 이건 한국과 베트남 국민의 공통된 명령이다.
현재 한국에는 올해 기준으로 약 14,700여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한국의 선진 학문을 배우겠다고 머물고 있다. 이들이 베트남으로 돌아와 베트남사회의 중추역할을 담당할 때 베트남에서의 한국의 자리가 다시 정립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방만하고 오만하게 일처리를 하면 미래의 우리 자리는 사라지고 만다. 부디 지금의 내 입장으로 일을 처리 하지 마시고 앞으로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위하여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일해달라.
베트남에서 우리후손의 미래를 위해 남겨두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지난번 하노이한인회를 취재할 때 가장 관심이가는 항목은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문화 센터였다. 주로 주부들을 위한 강의로 시행되고 있고 비록 강의를 받는 주부가 기천명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단지 몇몇의 주부라도 그것을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면 충분히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그것에서 힘을 받았다. 하노이 고상구 한인회장이 특별히 주문한 사항이기도 하다. 호치민에도 교민이 스스로 운영하는 문화센터가 필요하고 그것을 할 수 있는 곳이 <씬짜오베트남>이 아니냐 는 말에 은근히 고무된 셈이다.
해서 일선에서 물러난 후 이곳을 완전히 떠나기 전에 후배들을 위한 뭔가를 남겨 두고 싶다는 사람들이 마음을 모았다. 열린 문화센터라는 뜻으로 가칭 에바라 (열리다라는 히브리어) 문화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하노이 한인회에서 운영하는 문화교실의 노하우를 지원받기로 하고 그것을 바탕 삼아 이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물론 비영리 운영이다. 아직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구체안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문화센터 운영자료들은 살펴보고 이 분야와 연관 된 분들을 만나서 조언을 듣고 있다. 이런 분야에서 일을 하신 경험자의 조언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자원 봉사자들에 의해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문화센터를 만들 생각이다. 주부들에게 이곳 생활에서 필요한 강의를 제공하고 인적 네트웍을 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또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자하는 이에게 자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특별히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한글과 한국의 문화를 경제적인 부담없이 가르쳐 줄 방안을 간구 중이다. 이런 작업은 <씬짜오베트남> 혼자서 가능할 것이라 믿어지지 않는다.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일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것같다.
<씬짜오베트남>과 함께 교민사회와 베트남간의 문화 교류 증진에 관심을 갖고 문화 봉사 활동에 동참하실 의향이 계신 분들은 이메일로 (info@chaovietnam.co.kr)연락을 주시기 바란다. 강의를 맡아주실 분들의 참여와 아낌없는 조언도 또한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 이곳 문화센터를 퉁해 베트남에서 뜻있는 시간을 보냈다는 교민들과 한국의 참모습을 보았다는 베트남 사람들의 평가가 나올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
교민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