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베트남 북부지역 고원지대와 평야를 지나는 강과 그 유역의 사람들에 관해 그려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북부지역 아래 탄화성으로 부터 이어지는 중부
지역의 아름다운 강과 사람들의 문화에 관해 알아본다. 통상 베트남의 중부지역이라고 하면 탄화성에서부터 빈퉌성까지 남쪽으로 길게 이어진 연안지역 13개 성과 서부고원의 5개 성을 일컫는다. 세로로 긴 S자 모양을 한 베트남은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길이가 1,648km이다. 재밌는 사실은 영토 내 가로의 폭이 가장 짧은 곳은 약 50km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타고 시속 100키로로 달려 30분 내외면 왼쪽 국경 지역에서 오른쪽 해안까지 닿을 수 있다. 왼쪽 라오스 접경지역으로 부터 오른쪽 꽝비성 동허이시 까지의 구간이다. 연안을 따라 좁게 이어지는 북중부, 남중부 지역과 달랏, 부온마퉉으로 유명한 서부 고원을 적시는 강과 사람들을 조명해 본다.
마강(Sông Mã)
마강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이 강의 유속이 ‘말처럼 빨라서 마강이로구나’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강이름의 어원을 살펴보면 이 유역에 살았던 소수민족 타이족과 타이족의 언어와 연관이 되어 있다. 이들 소수민족인들은 이 강을 넘마라고 불렀는데 강이 주는 생명력과 풍요로움을 담아 ‘어머니 강’이라는 의미다.
사실 마강은 중부지역에 닿기 전 베트남 북부 선라 성의 솝꼽현 풍헌지역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시작해 선라 역을 뚫고 흐르다가 라오스 영토로 진입한다. 마강은 다시 탄화지역 서쪽으로 들어와 북서쪽-남동쪽 방향으로 사선을 그리며 흐르다가 동해바다로 들어간다. 이 강은 1400년에 세워져 7년의 짧은 흔적을 남긴 호왕조 시대의 수도 주변을 흐른다. 이 강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호왕조 성곽(thành Nhà Hồ) 주위를 돌며 역사를 뚫고 현재에 흐르고 있다. 마강의 계류인 브어이강을 만나 더욱 크고 장엄하게 흐른다. 마강은 또한 희귀동물 서식지와 원시림을 보존하기 위해 지정된 푸후(Pù Hú) 보존지역이기도 하다.
까강/람강(Sông Cả/ Sông Lam)
까강의 다른 이름은 람강이다. 북중부의 가장 큰 강 중 하나로 라오스의 씨엔쾅 고원에서 시작하는 두개의 강이 발원지이다. 하나는 푸로이산맥으로 흘러 내려오는 넘넌강이고 또 하나는 쩐민고원에서 내려오는 넘모강이다. 이강들이 산악지대를 굽이굽이 내닷고 때로는 폭포가 되어 흐르다가 응애안 성의 Cửa Rào삼거리에서 만나 큰 강이 된다. 이렇게 응애안 성을 지나고 하띤 성을 적셔 흐른 후 호이 해구를 지나 바닷물이 된다. 총 512km의 긴 여정으로 흐르는 이 강은 베트남 땅에서 361km를 달린다. 까강을 더욱 방대하게 만드는 지류로는 히우강, 라강, 쟝강이 있다.
잔강/ 레강(Sông Gianh/Nhật Lệ)
베트남에는 200개가 넘는 강이 있고, 이 중 한개의 성 (tỉnh) 만을 지나는 강은 잔강이 유일하다. 이 강은 꽝빈성을 지나는 5개의 강 중에 가장 큰 강으로 상류에서 흐르는 4개의 강들이 꽝빈성에서 하나로 모이면서 잔강(혹은 다이린강)이 된다. 서쪽의 쯩선산으로 부터 강하게 내려 달리는 잔강은 평야지역을 지나 여러 지류를 만들며 동해와 만난다. 발원이 되는 4개의 강 중 하나인 선강을 따라가면 유명한 폼냐께방 석회암 지역을 지나 Thiên Sơn동굴, Thiên Đoòng동굴 등과 같은 신기한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 1866년 프랑스 점령기에 1번국도가 지나는 길에 잔 선착장을 건설했다. 1960년에는 교통로를 확장하기 위해 잔II선착장을 건설했다.
흐엉강(Sông Hương/Huế)
후에(Huế)는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도시로 투아티엔후에 성의 도시로 1802년부터 1945년까지는 베트남(응우옌 왕조)의 수도였다. 발원강으로 부터 산기슭을 지나고 열대식물 야생군락을 지나 주변 환경이 바뀌어 감에도 총 713km를 달리는 흐엉강의 아름다움은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흰색 아오자이를 입은 여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흐엉강의 짱띠엔 다리를 지나는 경관 또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그려내는 한폭의 수채화다. 매년 여름 태풍의 피해를 받기도 하지만 홍수가 지나간 후에는 강을 타고 온 퇴적토들이 주변지대 땅을 옥토로 만든다. 흐엉 강은 고도 훼에서부터 15km를 더 흘러 투언 안 해구를 지나면서 동해바다가 된다.
탓한강(Sông Thạch Hãn)
꽝찌 성의 가장 큰 강인 탓한 강은 150km의 길이로 이 지역의 주요 운송교통수단이자 평야지역 급수원이다. 탓한 강 인근에 위치한 타 사원에서는 매년 수상 꽃 축제를 연다. 탓한 강은 역사속 전쟁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쟁터에서 숨져간 수많은 병사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여러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한강(Sông Hàn)
베트남 수도를 흐르는 강이 홍강이기는 하나 다낭을 지나 흐르는 이 강의 이름이 한강인 이유로 한국의 한강을 떠올려 보게 된다. 다낭은 192년경 말레이계 거주자가 세운 참파왕국의 언어에서 기원된 이름으로 큰 강의 입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다낭은 꽝남성에 속에 있다가 하노이, 호치민, 하이퐁에 이어1997년 베트남의 4번째 직할시로 분리되었다. 한강은 7.2km를 흐르는 비교적 짧은 강임에도 불구하고, 예로부터 주요항구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유명세를 이어갔다. 이 강 위를 가로지르는 여러 다리가 있는데 그중 교, 한강교, 롬교, 쩐티리교, 윈반쪼리 교가 유명한다. 한강교는 1998년 완성된 회전식 교량이다. 항구에 접안하는 대형 선박을 위해 새벽 1시에 분리되어 90도로
세워지고 다시 새벽 4시에 원위치로 돌아온다.
투본강(Sông Thu Bồn)
투본강은 다낭의 아래 지역을 흐르는 강이다. 중부지역에서 가장 높은산인 응업린(2,598m)산에서 출발한 크고 작은 물줄기로 부터 이 강은 시작된다. 응업린 산은 꽝남 성과 껀뚬 성에 맞닿아 있다. 강의 상류로 부터 여러 모양의 폭포가 되어 흐르고 계곡을 굽이돌아 땅 위를 달리는 이 강을 강 주변의 소수민족들은 짠강이라 부른다. 꽝빈성
의 짜미현을 지나 높은 산들 사이를 흐르는 투본강 유역에서는 크고 작은 흰색 바위에 새겨진 고대 참파왕국의 글자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짠 강의 낙폭이 큰 것을 이용한 수력발전소를 세워 주변 지역의 사람들에게 전기를 공급한다. 젠강, 캉강, 방강 등의 크고 작은 지류와 합쳐져 투본강의 위세를 더하다가 자오튀 지역에서다시 부자 강과 합류한다. 꽝빈성 평야지역을 지난 후 일부는 다낭 아래 해안지대의 다이해구에서 바다와 만나고, 나머지는 다낭쪽으로 흘러 다낭 해구를 통
해 바닷물이 된다.
세레폭강(Sông Sêrêpôk)
중서부의 고원지대에는 껀뚬, 자라이, 닥락, 닥농, 럼동 5개의 성이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크메르, 바나, 자라이, 에대, 참 족
등 약 30종족 이상의 소수 민족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살고 있다. 이 고원지대를 지나는 크고 작은 여러 강들 중 유명한 강은 단연
세레폭 강이다. 보통 다른 강들은 발원지 상류를 지나 동쪽 바다로 흐르는데 반해 서부고원지대의 세레폭 강은 반대방향으로 흐른
다. 고원지대에서 시작해 서쪽인 캄보디아로 흐르는 이 강에는 주변 소수민쪽들의 생활흔적들이 남아 있다.
다음 호에서는 메콩델타와 남부지역의 강이 펼쳐집니다.